[ESG기업의 상생경영] (6) 가전 업계

협력사와 상생경영 강화하며 위기 극복 모색

전채리 승인 2021.01.20 16:55 의견 0
'ESG기업의 상생경영' (6) - 가전 업계 [그래픽=전채리기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ESG경영 실천을 위해 협력사 금융 지원, 판로 확보, 정보 공유,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등 상생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나눔경제뉴스는 ESG경영에 앞장서는 국내 기업들의 상생활동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가전 업계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9월 나란히 '2019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최초로 9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20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협력사를 위한 상생경영을 강화하며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있다.

PCB 기업 대덕전자는 매출 1조원이 넘는 삼성전자 협력사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협력사 매출 25배 성장

삼성전자는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공정거래 정착, 종합 경쟁력 향상 등 동반성장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상생협력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2005년부터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최초로 중소·중견 협력회사에 거래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1차협력회사가 2차 협력회사와의 거래대금을 30일 이내 단축 지급할 수 있도록 5000억원 규모의 물대지원펀드를 조성해 2년간 무이자로 대출해 주고 있다.

이어 2010년부터는 상생펀드를 조성해 기술개발 및 설비투자 자금 등을 협력사에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조2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와 물대지원펀드를 운영하며 협력회사의 경영 안정화를 돕고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금·기술·인력 3개 분야를 중점 지원하고 있다. 협력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2009년부터 '우수기술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2만7000건에 달하는 보유 특허를 무상으로 개방하고 있다. 나아가 2018년부터는 상생협력아카데미를 설립해 체계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들을 위해 긴급 자금과 물류를 지원하고 방역용품을 전달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운영한 350여개 온라인 교육과정에는 협력회사 직원 1만4000여명이 참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자사 거래 여부와 상관없이 지원이 필요한 모든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지금까지 중소기업 1409곳의 스마트공장 건립을 지원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제조혁신 전문가 20여명을 현장에 파견해 자재 관리·물류 동선을 최적화하고 공정을 개선해 진단키트와 마스크 등 방역물품의 대량 생산을 도왔다.

1991년과 비교한 2019년 협성회 [그래픽=삼성전자]


이 밖에도 앞선 12월 삼성전자는 '삼성전자 협력회사 협의회(협성회)' 출범 40주년을 맞아 협력사들과의 상생 성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협성회는 1981년 삼성전자와 협력회사 간 원활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정보 교환과 공동 기술 개발 등을 통한 상호 발전을 위해 삼성전자 1차 협력회사 39개사가 모여 시작한 단체다. 현재는 201개 기업이 회원사로 가입되어 있다.

협성회 201개사의 2019년 매출 총합은 약 58조원으로 1991년 대비 25배 이상 증가했고 고용 인원은 6배 이상 늘어난 28만3000여명을 기록했다. 이 중 매출 1조원이 넘는 기업도 동우화인켐, 에스에프에이, 엠씨넥스, 파트론, 대덕전자 등 9곳이다.

LG전자가 경남 창원에 위치한 가전 부품 협력사에서 생산성 향상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 3차 협력사 지원 및 협력사 아이디어 활용

지난 19일 LG전자는 1·2차 협력사를 중심으로 운영해 온 상생협력펀드를 3차 협력사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협력사를 지원하고 동반성장을 위한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LG전자는 2010년부터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과 함께 2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를 운용 해 왔다. 상생협력펀드는 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에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는 LG전자와 공정거래협약을 맺은 1,2차 협력사 840여곳만 지원 대상이었지만 올해부터는 3차 협력사까지 지원을 확대한 것이다. 특히 LG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가 자금 대출을 신청할 경우 최우선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로써 상생협력펀드를 사용할 수 있는 협력사는 1000여곳으로 늘어났다. 지원 한도는 1차 협력사 10억원, 2차와 3차 협력사는 각각 5억원이다. 협력사들이 밀접한 교류와 상호 발전을 위해 결성한 협력회 회원사는 최대 20억원까지 신청할 수 있다.

이어 LG전자는 지난해보다 한 달 빠른 오는 2월 무이자 자금 400억원을 지원한다. 무이자 자금은 협력사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자동화 솔루션 구축, 노후설비 개선, 신기술 개발 등에 쓰인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1차·2차·3차 협력사가 납품대금 결제일에 대기업 신용을 바탕으로 조기에 현금을 지급받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상생결제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 1차 협력사가 상생결제시스템으로 2차 협력사에 결제한 금액은 지난해 기준 약 5300억원으로 국내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금아금속 직원들이 협력사 아이디어 제안 제도를 통해 LG전자와 함께 개발한 부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또 LG전자는 협력사의 아이디어를 생산 현장에 적극 반영하며 상생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LG전자는 2004년부터 협력사와 제품개발 단계부터 함께 참여하는 ESI(Early Supplier Involvement)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협력사가 새로운 기술 또는 부품을 개발하거나 설계, 품질, 제품 포장을 개선하는 등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2012년부터는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모든 협력사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LG전자는 협력사가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과제를 선정해 △기술 및 제품 개발 △시제품의 품질과 생산성 향상 △재무 지원 등을 해오고 있다. 공동 개발한 과제가 성과를 내면 LG전자와 협력사는 합의된 방식으로 배분한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지난해 협력사가 제안한 100여건의 아이디어를 함께 개발해 약 50억원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신기술·신공법을 적용한 부품 개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컨설팅△무료 교육 등 협력사가 다양한 혁신 기술을 경영전반에 접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상생경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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