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ESG트렌드] (15) 용기 있는 소비 '제로웨이스트'

생활 속 배출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친환경 소비문화

전채리 승인 2020.12.03 16:04 의견 0
제로웨이스트는 쓰레기 없는 삶을 지향하는 라이프트렌드다. [그래픽=전채리기자]

이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따지는 시대다. 소비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착한 기업이 살아남는 시대다.

MZ세대는 구매하려는 제품이나 브랜드가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지, 윤리경영을 실천하는지를 따진다. 단순히 싸고 좋은 물건이 구매를 결정하는 필수조건이 아니다.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가치소비를 한다.

나눔경제뉴스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함께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류준열은 마트에서 본인이 직접 가져간 밀폐용기에 생선을 담아 구매했다. [사진=류준열 인스타그램]
류준열은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재 소비를 알리고 있다. [사진=류준열 인스타그램]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 얼마전 배우 류준열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조금은 생소한 일상을 공개했다. 마트에서 생선을 본인이 직접 가져간 밀폐용기에 담아 구매하는 사진과 "마트에 가서 용기를 내보았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또 류준열은 '#용기내'라는 해시태그를 함께 달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에 앞서 류준열은 마트에서 장을 본 다음 얻게 된 플라스틱 포장재 사진과 "플라스틱을 주문하니 과일이 딸려 온 건지 #플라스틱, #너를 산적은 없었는데" 등의 내용을 게재하며 불필요한 플라스틱 포장재 소비 현황을 알렸다.

류준열처럼 쓰레기 없는 삶을 지향하는 라이프트렌드를 '제로웨이스트'라고 부른다.

제로웨이스트는 생활 속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친환경 소비문화다.

일회용품 대신 개인컵·다회용컵 등 다회용기 사용하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고장 난 물건 수리해서 다시 사용하기, 장 볼 때 비닐 대신 장바구니에 담기 등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새로운 ESG 트렌드다.

리필 매장부터 지역 페스티벌까지 제로웨이스트 문화는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이마트에서 선보인 세제와 섬유유연제 리필 코너 [사진=이마트]


▶필요한 만큼만 '리필'하는 매장

'제로웨이스트' 트렌드가 등장하면서 빠르게 등장한 곳은 바로 리필매장이다. 샴푸, 로션, 바디워시 등 화장품부터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반찬까지 내용물만 판매하는 리필매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마트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지난 9월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슈가버블과 함께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 리필 서비스를 선보였다. 전용 용기를 가지고 매장을 방문하면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세제와 섬유유연제 모두 내용물만 구매 시 본품보다 35~39%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현재 세제 리필 서비스를 운영하는 이마트는 성수점, 트레이더스 안성점 2곳이다. 이마트는 내년 2월까지 왕십리점, 은평점, 영등포점, 죽전점, 트레이더스 월계점, 트레이더스 하남점 등 6개 점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모레스토어 광교' 매장 내에 위치한 리필 스테이션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0월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리필 스테이션' 운영에 나섰다.

'아모레스토어 광교' 매장 내에 위치한 리필 스테이션에 방문하면 샴푸와 바디워시 15종 중 원하는 제품 내용물을 리필용 용기에 담아 구입할 수 있다. 리필 용기 또한 친환경 소재인 코코넛 껍질로 만들었다. 가격도 본품보다 50% 정도 저렴하다.

또 아모레퍼시픽은 리필용 용기를 가져와 재구매 하는 고객들을 위해 자외선 LED(발광다이오드) 램프로 용기를 살균 처리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반찬코너에서 반찬을 구매할 때 다회용 용기를 직접 가져온 손님에게는 정량보다 20%를 더 담아주는 '1일1그린 용기내'라는 리필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1일1그린 용기내' 캠페인은 수도권 매장 28여곳에서 운영되고 있고 롯데마트는 연말까지 수도권 외 지역으로 운영 매장을 넓힐 계획이다.

국내 1호 녹색특화매장으로 지정된 올가홀푸드 방이점 전경[사진=풀무원]

▶친환경 소비를 체험하는 '제로웨이스트 매장'

풀무원 올가홀푸드(이하 올가)는 유통사 최초로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제로웨이스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1호 녹색특화매장으로 지정된 올가 방이점은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친환경 소비를 직접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매장을 리모델링했다.

올가 방이점은 △지속가능성 존(Sustainability Zone) △친환경 포장 존('Eco Package Zone) △친환경 생활용품 존(Eco-Living Zone) △로하스 키친 존(LOHAS Kitchen Zone) 등 4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지속가능성 존'에서는 유기농·무농약·GAP인증을 받은 농산물, 과일, 채소 등을 진열해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강조했다.

여기에다 공정무역인증 100% 유기농 면으로 만든 친환경 프로듀스백과 코팅을 하지 않은 친환경 프로듀스백으로 일회용 비닐을 대체했다. 또 플라스틱 포장재를 재활용 펄프로 만든 친환경 과일 포장재로 전환하고 벌크 진열한 상품을 필요한 양만큼 구매하도록 구성했다.

‘로하스 키친존’에서는 나물 바(Bar)를 운영하며, 개인 용기로 반찬을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사진=풀무원]

'친환경 포장 존'에는 일반 합성수지 포장 대비 탄소배출량을 70% 절감해 만든 바이오매스 포장으로 전환된 건어물 상품과 견과류 상품을 판매한다. 이와 함께 정육, 수산 매대에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성 트레이와 사탕수수 유래 Bio-PE를 원료로 생산한 친환경인증 랩을 함께 제공한다.

이어 '친환경 생활용품 존’에서는 친환경 텀블러, 에코백, 친환경 인증 생활용품 등 다양한 친환경 생필품을 판매한다. 세제 상품을 소분 판매하는 방식의 리필 스테이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로하스 키친 존'은 나물 바(Bar)에서 반찬을 소분 판매하고 재생펄프 소재로 만든 친환경 반찬 용기, 빨대, 포크 사용을 권한다. 또 직접 다회용 용기를 가져와 반찬을 구매하는 고객과 텀블러를 가져와 음료를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5%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연희동 일대에서 열린 '유어보틀위크' 홍보 포스터 [사진=유어보틀위크 공식 인스타그램]


▶일회용품 없는 일주일 '유어보틀위크'

'유어보틀위크'는 제로웨이스트 문화를 선도하는 일주일간의 지역 페스티벌이다. 연희동에 위치한 카페 '보틀팩토리'가 카페, 베이커리, 떡집, 반찬가게, 식당 등 주변 상점 50여곳과 협업해 3년째 이어오고 있는 지역행사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 소비자가 개인 텀블러, 도시락통 등을 가지고 유어보틀위크 참여 가게에 가면 일회용품과 비닐 없이 개인 용기에 음식을 담아 구매할 수 있다.

일회용품과 비닐을 사용하지 않고 식자재와 음식을 구매하는 모습 [사진=유어보틀위크 공식 인스타그램]


비닐을 사용하지 않고 채소를 종이에 둘둘 말거나 손수건에 빵을 담고 쌀통에 바로 쌀을 채워가는 등 이색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또 모바일 앱 '제로클럽'을 이용해 '유어보틀위크' 참여 가게와 위치, 판매 품목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일회용품 없이 다회용기를 사용해 제품을 구매할 때 마다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모바일 앱 '제로클럽'에 공개된 포인트 순위 [사진=유어보틀위크 공식 인스타그램]


여기에다 포인트에 따라 이용자들의 순위도 매겨진다. 포인트가 쌓이면 앱 화면 내 나무가 자라는데 아직 구상 단계이지만 추후 할인 또는 프로모션 등의 혜택 등을 제공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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