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을 통해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개발을 추진해 왔다.
[나눔경제뉴스=최유나기자] "정의선 회장이 팀 쿡과 손잡고 애플카 공동개발에 나설 가능성은?"
'현대차그룹이 애플사와 자율주행 전기차에 대해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이후 지난 8일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동반 급등했다.
현대차는 19.42%(4만원) 급등한 24만6000원 ,현대모비스는 18.06%(5만5000원) 상승한 35만9500원, 기아차는 8.41%(5300원) 오른 6만8300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4% 가까이 폭등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담당했다.
현대차·현대모비스는 이날 조회 공시를 통해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는 내용을 밝혔다.
즉, 애플은 다수의 업체들과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협의 중이며, 현대차그룹도 협의 상대 중의 하나이다. 현대차그룹도 애플 이외 다수의 업체들로부터 공동 개발 제의가 오고 있다.
1월8일 나온 현대차 공시[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하나금융투자 송선재 팀장은 "'현대차그룹·다른 정보통신(IT)기업'의 제휴 혹은 '애플-타자동차기업'의 제휴 시나리오가 모두 가능한 가운데, 이 중 '현대차그룹·애플'의 제휴 가능성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애플은 부족한 HW 제조능력을 맡아줄 완성차 파트너 필요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의 미래 먹거리는 자율주행 전기차, 즉 애플카"라고 공개석상에서 밝힌 바 있다.
이에, 애플은 지난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을 통해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해 왔다.
송선재 팀장은 "주행시스템과 센서·반도체 등에서 기술력을 보유한 애플은 중간에 프로젝트가 지연되었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자율주행 시스템과 더불어 주행 시스템과 내장재·차체 디자인을 아우르는 조직을 구성해 시스템 공급과 완성차 제조라는 두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아이폰·아이클라우드 등 기존 제품군생태계와의 호환이 가능하며, 풍부한 서비스및 사업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기계 기술이 필요한 완성차 제조 경험이 적고, 저마진 생산·판매 사업을 위해 연구개발및 시설투자에 비용을 집행하면서 자본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완성차 제조업체와의 제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송팀장은 "특히,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실주행 데이터 수집 측면에서 선두업체인 테슬라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이를 빠르게 따라잡을 필요가 있다"면서 "이러한 필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완성차는 글로벌 생산능력과 전기차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애플의 IT·SW·사업화 능력에 대한 상호 필요성이 있는 업체"라고 판단했다.
현대차 그룹이 연내 선보일 예정인 전기차 아이오닉5의 가상 이미지[현대차 유튜브영상 캡처]
▶현대차그룹은 부족한 SW·서비스 능력 채워줄 IT업체 필요
현대차그룹의 공시를 보면 애플뿐만 아니라 다수의 업체들로부터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다수의 업체들은 애플 뿐만아니라 앞서 언급했던 전기차시장 진입을 노리는 글로벌IT기업들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즉, 연산 700만대 규모를 다룰 수 있는 글로벌 생산능력과 부품 공급망 및 판매망 관리능력, 전기차 플랫폼(E-GMP)구축을 통한 전기차 설계·제조 기술력 입증 등 파트너로서의 현대차 매력은 한 둘이 아니다.
특히, 다양한 제휴·인수를 통한 자율주행·모빌리티 대응력(모셔널 JV,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다양한 지분투자 등) 향상 등으로 독립 사업자로서뿐만 아니라 제휴 대상으로서의 현대차그룹의 위상과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수시로 "상상 속 미래 모습을 더 빨리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며 자율주행전기차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정회장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사 3사를 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를 존속회사로 현대오트온(SW사업부)과 현대엠엔소프트가 합병되는 방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을 비롯해 알파벳, 아마존,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폭스콘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자율주행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사업을 위해 모빌리티 시장의 진입을 노리고 있다.
미래의 자동차는 이동수단이 아니라 이동중 생활공간 플랫폼이 될 것이다. 완성차의 IT·SW·서비스 구현 능력이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송선재 팀장은 "현대차그룹은 애플과 제휴가 이루어진다면, 전기차 HW 플랫폼의 판매 다각화로 규모의 경제와 브랜드 인지도 개선을 꾀할 수 있고, 보완이 필요한 IT·SW 능력과 서비스 개발능력을 업그레이드해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즉, 일방적인 주문자상표부착(OEM) 제조·납품이 아닌 상호 보완적인 협업 측면에서의 제휴가 가능한 IT업체를 필요로 한다.
송선재 팀장은 "현대차그룹이 IT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추가적인 경쟁력 강화로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에서의 점유율 상승 및 플랫폼 내 SW·서비스 사업화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애플과의 제휴가 실현된다면, 현대차그룹의 주가는 자동차산업 내 1군·2군 차별화 개념을 넘어 새로운 사업영역으로의 진입을 통한 성장성 기대감으로 재평가될 것"이라며 비중확대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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