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현 후원자는지난해 9월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너스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그래픽=전채리기자]
'기부왕 인터뷰'는 함께 나누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큰 금액을 선뜻 기부한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나눔, 봉사, 기부가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편집자주]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기부는 아버님의 가르침입니다."
평범한 직장인 백제현씨는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아버지와 532만원을 기부했고 지난해부터는 5년간 연간 2000만원을 후원하겠다고 약속하며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아너스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백제현씨는 "기부를 받은 사람 중 몇몇은 기부를 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언젠가 저와 제 가족도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올지 모르고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으려면 선순환 구조가 끊기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선순환을 위해서는 나부터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다음은 백제현 후원자와의 1문1답이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자동차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15년 차 회사원입니다.
과거 사업전략 업무경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업계에서 요즘 핫한 전기차와 모빌리티 분야 신사업 기획을 맡고 있습니다. 화석원료 기반의 산업을 신에너지로 기반으로 바꾸고 '소유'를 유도하는 경제를 '공유'로 전환하는 흐름에 기여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하지만 회사 생활이라는 게 아무리 의미를 부여한다고 해도 결국 큰 그림 속에서 해결해야 하는 작은 문제의 연속인 것 같아요. 제가 했던 일들이 옳다는 건 먼 훗날에나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아버님과 함께 기부를 시작하셨다고 들었어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건 2005년 여름쯤부터였던 거 같아요.
당시 입사 2년 차 사회초년생이었던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분은 바로 아버지입니다. 교사셨던 아버지는 제가 성장해 소득을 벌어들이고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부모님의 도움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부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 자신을 위해 먹고 마시는데 쓰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됐죠.
▶아너스클럽 가입을 결심한 계기는?
2019년은 개인적으로 슬픈 시간이었습니다. 부모님을 한꺼번에 여의었던 해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께 따뜻한 말을 자주 해드리지 못했던 아쉬움과 슬픔을 담아 두 분의 뜻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이제는 그리움과 슬픔이 기쁨과 즐거움 못지않은 힘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됐어요.
▶특히 기억에 남았던 나눔이 있으신가요?
학부과정 중에 다녀온 봉사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홀트아동복지회 지정기관에서 발달장애 아동들을 돌보는 보조교사 역할이었어요. 너무 바쁘고 할 일도 많았는데 서투른 실력으로 아이들과 커뮤니케이션도 제대로 못했어요. 겨우겨우 이수만 했죠.
그래서 앞으로 봉사보다는 기부를 통해 사회에 보탬이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몇 해 지나지않아 저는 또 서울 외곽에서 방과후 아이들을 돌보는 보조교사로 봉사활동에 참여해 아이들과 놀고 있더라고요.
▶교육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는데
교육자이셨던 아버님의 영향인 것 같아요. 교육에 대한 친숙함과 교육자에 대한 존경이랄까요?
또 저는 교육사업보다는 필요한 곳에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부 플랫폼 사업에 관심이 많아요. 예를 들어 정부가 기부금을 투명하게 운영하지 못하는 개발도상국의 경우 제대로 된 기부 플랫폼이 있다면 기부금이 잘 전달될 수 있겠죠.
▶기부나 봉사, 나눔에 대한 철학은?
사실 늦은 결심과 느긋한 성격 탓에 아직 기부에 대한 저만의 철학을 세우지는 못한 것 같아요.
다만 나눔과 기부라는 게 기부하는 사람이 있으면 기부를 받는 수혜자도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렇게 수혜를 받은 사람 몇몇은 교육과 지원을 통해 기부를 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언젠가는 저와 제 가족도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올지도 모르고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으려면 이런 선순환 구조가 끊이지 않아야 한다는 걸 요즘 깨닫고 있어요.
또 이런 선순환을 위해서는 저부터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유니세프 본부의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에 따라 운영되는 건강한 단체라고 생각합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한국내 대표 구호단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투명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눔경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나눔경제뉴스를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우선 우리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나눔경제뉴스를 통해 다양한 나눔 소식을 접하고 독자 여러분들도 더 적극적으로 나눔에 참여해서 더 많은 나눔의 선순환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나눌 수 있는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에서 미디어학을 전공했고 다국적 기업과 경제지를 거쳐 나눔경제뉴스와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세상을 만드는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나눔경제뉴스
전채리
cherryj@nanu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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