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원장은 매년 딸 아이의 생일마다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그래픽=전채리기자]


'기부왕 인터뷰'는 함께 나누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큰 금액을 선뜻 기부한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나눔, 봉사, 기부가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편집자주]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남들보다 조금 특별한 방법으로 딸 아이의 생일을 기념하는 엄마가 있다. 바로 서울에서 개인병원을 운영중인 김정은 원장이다.

2015년 7월부터 매월 정기 후원을 해온 김정은 원장은 첫 아이를 출산한 2016년 11월, 보다 특별한 나눔을 약속했다. 매년 기부를 통해 아이의 생일을 기념하기로 한 것이다.

김정은 원장은 지난 4년간 11월 11일이 되면 아이의 생일과 같은 숫자인 1111만원을 기부해 왔다. 지금까지 김원장이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기부한 누적 후원금은 5천54만원에 달한다.

김원장은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전개하는 '스쿨미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있다. '스쿨미프로젝트'는 아프리카 여아들에게 기초 교육을 제공하고 성평등을 지향하며 여야의 삶과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나눔경제뉴스에 자신 뿐만 아니라 아이도 함께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동기'를 얻고 있다고 말하며 스쿨미프로젝트 후원이 자신에게 가장 의미있는 나눔이 되었다고 전했다. 

2016년 김정은 원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병원 직원들과 함께 기부금을 전달한 뒤 세이브더칠드런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세이브더칠드런 제공]


■김정은원장과의 1문1답이다. 

 어떻게 기부를 결심하게 되셨는지요. 

▶저는 2015년 7월부터 매월 일정금액으로 정기 후원을 하고 있었지만 첫 아이가 태어난 날을 기념해 더 특별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016년부터 매년 아이 생일인 11월 11일에 1111만원을 서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후원하기로 결정했고 세이브더칠드런이 진행하는 '스쿨미 프로젝트' 사업을 돕게 됐습니다. 

스쿨미프로젝트는 어떤 사업인가요? 

▶세이브더칠드런의 '스쿨미 프로젝트'는 모든 아이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책을 읽도록 돕는 사업입니다. 평소 여자아이들,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아 이 사업에 후원하게 됐습니다. 

스쿨미프로젝트를 후원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요? 

▶스쿨미프로젝트 후원은 저에게  있어 가장 의미 있는 나눔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제 아이도 함께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동기를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는 스쿨미프로젝트 도움을 받은 시에라리온 친구들이 제 아이 생일 선물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보내왔는데요, 아이에게 보여주었더니 그 친구들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노래를 불러 주는 것을 굉장히 인상적으로 보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시에라리온이라는 나라에 대해, 그 곳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 대해, 그 아이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아이와 얘기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어려서 잘 이해는 못했겠지만요. 

 기부금이 주로 쓰였으면 하는 분야가 있다면요? 

▶크게는 교육분야에 주로 쓰였으면 합니다. 보건이나 생계 지원 등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먹고 사는 것이 풍족해질 때까지 교육이나 문화 지원을 뒷전으로 미뤄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교육은 '생존'을 넘어 '행복'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기부 또는 봉사, 나눔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나요? 

▶나의 행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동체의 범위가 내가 인지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커졌다고나 할까요. 이번 코로나19 사태만 봐도 한번도 들어본 적 없던 국경너머 지방에서 일어난 감염병이 이렇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까요. 그런면에서 기부나 봉사는 특정한 누군가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내가 속한 공동체를 위해, 조금 이기적으로는 나 자신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공동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나아가 좋은 영향을 미치기 위해 의도된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다 봉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너스클럽에 위촉되셨는데, 바라는 점은?

▶기부는 쉽지만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우선 순위를 정하고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것은 훨씬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무쪼록 기부자나 재단의 만족을 위해서가 아닌 수혜자의 만족을 우선으로 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나눔경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 나라에서 소외된 아이들을 위해 매년 기부를 하는 것과 길을 가다 노점상을 하는 분이 안쓰러워 물건을 하나 더 사드리는 행동 중 어느 쪽이 더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다른이들을 위해 좋은 행동을 하는 것을 흔히 보게 됩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저 또한 좋은 영감을 받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