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태훈의 행복이야기] (78)놀이가 유아에게 끼치는 영향(3)

배태훈 승인 2021.08.12 08:55 의견 0
[배태훈의 행복이야기]


[나눔경제뉴스=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여러분의 아이는 어떤 놀잇감을 가지고 놀고 있는가? 놀잇감이나 장난감을 파는 곳을 가면 그 가격에 깜짝 놀란다. 때로는 상상하지도 못할 놀잇감들도 있다.

아이들 사이에서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느냐에 따라서 어깨가 으쓱하는 경우가 있다. 유행하고 비싼 장난감일수록 주변의 시선을 받는다. 부모는 하나뿐이 내 아이가 주눅드는 것이 싫어서 사준다.

그런데 형태가 갖추어진 장난감이 아이들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것이 있지만, 아이의 발달을 향상시키는 데에는 좋지 않는 점들이 많다. 오히려 돈이 들지 않거나 적게 드는 것들이 아이의 발달에 좋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

아이의 발달에 좋은 놀잇감은 우리 주변에 있는 자연을 이용하는 것이다. 돌멩이, 나뭇잎, 모래 이런 것들을 놀잇감으로 이용해서 노는 것이다. 자연물을 가지고 놀이를 하는 것이 아이의 발달에 좋은 이유는 다양하다는 것이다.

자연물은 똑같이 생긴 것이 없다. 아이들이 틀에 박힌 것을 접하는 것보다 다양한 것들을 접하는 게 창의성 발달에 좋다. 그리고 뭔가 이렇게 저렇게 색다르게 변형을 준다는 것이 사고의 틀을 넓히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다음에는 집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물건을 놀잇감으로 이용하는 경우다. 주방도구를 이용해도 되고 천이나 종이로 만들기를 해도 된다. 천 하나만으로 여러 가지 놀이를 할 수 있다. 변신 놀이를 해도 되고 천 안에 물건을 숨기고 맞추기 놀이를 해도 된다. 주방도구를 치면서 노래를 부리는 놀이도 된다. 아주 쉽게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아이들이 공동체 생활(어린이집, 유치원 등)을 하면서 다른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보면, 화려하고 멋있는 것에 매력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일어날 것이다. 때문에 아이들이 흔히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아예 안 사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비싼 장난감이 없어도 부모와 함께 노는 것이 더 즐겁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놀면 아이들은 정말 좋아한다. 그런데 아이들과 놀 때 부모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먼저, 놀이를 하면서 아이에게 뭔가 학습적인 부분을 주입시키려고 하는 부모가 있다. 놀아야 하는데, 부모가 가르치면 아이는 놀이 자체를 싫어한다.

아이가 놀이에 흥미를 잃어버리면 다시는 놀려고 하지 않는다. 아이와 함께 놀 때는 부모도 함께 놀면 된다.

부모의 시선이나 생각이 아니라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양육해야 한다. 그래서 부모가 아이랑 함께 놀 때, 놀이의 주도권을 부모가 아니라 아이가 가지도록 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아이가 하는 대로 지켜보는 것이다. 때로는 아이가 부모에게 어떻게 하라고 지시를 내리기도 한다.

그러면 부모는 그 말대로 따라주면 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쉬울 것 같지만, 정말 힘들어요. 아이들이 이것저것 시키기도 하고, 계속 반복되는 행동에 몸이 지치기도 한다.

놀이의 시간보다는 질이 중요하다. 부모가 힘들다고 건성으로 대하면서 오랜 시간 있는 것보다 짧아도 아이에게 집중하는 놀이를 하는 것이 더 좋다. 몸이 피곤하면 시간을 정하고 하는 것도 아이는 받아들인다.

놀이를 하다보면, 아이가 자꾸 엉뚱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아이에게 위험한 일이 아니면 아이가 자유롭게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엉뚱함을 스스로 알게 된다. 그런데 부모가 자꾸 하지 못하도록 하면 반감만 생긴다. 하지만 그 행동이 아이의 신변에 위험하겠다고 생각이 되면 위험하기 때문에 안 된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하고 제재를 해야 한다.

놀이를 할 때 엄마나 아빠 둘 중에 누가 놀아주는 것이 좋은지 종종 물어보는 부모들이 있다. 엄마 아빠 모두 놀아주는 것이 좋다. 엄마가 아이랑 놀 때와 아빠가 아이랑 놀 때가 다르다. 아이에게 서로 다른 영역들을 놀이를 통해서 배우면서 여러 방면에서 발달을 한다.

그러니까 꼭 누가 놀아야 된다는 것이 아니라 엄마는 엄마 나름대로, 아빠는 아빠 나름대로 시간이 될 때 집중해서 놀아주면 된다. 함께 놀아주는 것도 아주 좋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엄마들은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는 데, 아빠들은 아이들과 놀아주는 시간이 부족하다. 아빠가 아이와 놀아줄 때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이 많은데 안타까운 현실이다.

영국의 뉴캐슬대학교에서 1958년 3월에 태어난 아이들을 50년 간 추적조사를 했는데, 아빠의 양육 참여가 자녀의 뇌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연구였다. 유아가 만 42세가 됐을 때의 결과를 보면, 아빠가 아이와 함께 놀아줬던 유아는 성인이 되어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반대의 경우에는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또 아빠의 양육 참여가 높은 아이의 지능이 더 높게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이야기는 아빠가 아이와 함께 노는 시간이 많을수록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아이가 엄마의 세상과 아빠의 세상을 모두 경험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

유아기에 있는 아이에게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자극을 해주는 것이 아이가 신체적, 정서적, 지능적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여러분들도 시간이 허락하는 한 아이들과 놀이를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아동청소년상담심리 허그맘 자문위원)

▶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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