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ESG트렌드] (24) 탄소발자국 줄이는 '식물성 우유'

전채리 승인 2021.03.09 17:21 의견 0
건강이나 환경보호 등의 이유로 우유를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우유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그래픽=전채리기자]

이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따지는 시대다. 소비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착한 기업이 살아남는 시대다.

MZ세대는 구매하려는 제품이나 브랜드가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지, 윤리경영을 실천하는지를 따진다. 단순히 싸고 좋은 물건이 구매를 결정하는 필수조건이 아니다.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가치소비를 한다.

나눔경제뉴스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함께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 어릴 적부터 흰 우유를 즐겨 마시던 30대 A씨는 요즘 귀리우유, 아몬드유로 바꿔서 마신다. 언제부턴가 우유를 마시면 배가 살살 아프고 속이 더부룩해지면서 자신이 '유당불내증' 인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 일주일에 하루는 고기를 먹지 않는 20대 B씨는 우유 대신 두유를 마신다. 우유 대신 식물성 우유를 마시면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알게 된 뒤부터다.

유당불내증은 유당분해효소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아 소장에서 우유 속 유당(락토스)을 분해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가스, 설사, 복부팽만감,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동양인에게 특히 흔하다. 학술연구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약 75% 정도가 유당불내증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건강이나 환경보호 등의 이유로 우유를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우유를 찾는 이들 또한 MZ세대를 중심으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식물성 우유는 생산 과정에서 일반 우유보다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고 물, 토지 등의 자원 또한 적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과거에는 다이어트를 이유로 대체우유를 찾는 소비자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물성 대체 우유가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이런 소비자들을 위한 대체우유, 대체육 등 대체식품 시장이 점점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물성 유제품 대표주자 '두유'

콩으로 만든 두유는 가장 대표적인 식물성 유제품이다. 친숙한 맛과 함께 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 무기질 등 풍부한 영양소를 자랑한다.

특히 두유는 다양한 식물성 단백질 중에서도 소화흡수율이 높고 필수아미노산을 모두 함유한 고단백질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식물성 단백질은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한 반면 콩 단백질의 필수아미노산 함량은 동물성 식품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두유는 동불성 단백질을 대체할 수 있는 식품으로 오랜 시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는 고소한 맛을 강조한 두유와 단맛을 줄인 저당 두유 등 20~30대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매일유업과 블루다이아몬드사가 합작해 선보인 '아몬드브리즈'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아몬드브리즈 공식 인스타그램]

▶미국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식물성우유 '아몬드유'

시장조사기관 스핀스와 닐슨의 통계에 따르면 아몬드유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식물성 우유다. 지난 2013년 처음으로 미국 내 식물성 우유 시장에서 두유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스핀스는 지난해 미국 식물성 우유 시장 규모가 23% 성장해 22억달러(약 2조5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 중 아몬드유 시장 규모는 13억달러(약1조5000억원)로 전체 식물성 우유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몬드유는 미국과 유럽 스타벅스에서 우유나 두유 대신 선택이 가능할 만큼 대중화되어 있다.

아몬드가 주원료인 아몬드유의 가장 큰 장점은 낮은 칼로리와 영양소다. 특히 아몬드유는 우유가 아닌 물과 아몬드로만 구성되어 있어 유당불내증이나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추천된다.

또 무가당 아몬드유의 1컵당 탄수화물(혈당을 올리는 영양소) 함량은 3.5g으로 우유(약 12g)보다 훨씬 적다. 이와 함께 아몬드유는 혈관 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 또한 우유보다 적게 들어있다.

국내에서는 매일유업과 블루다이아몬드사가 합작해 선보인 '아몬드브리즈'가 '오리지널'이나 설탕을 뺀 '언스위트', 단백질을 강화한 '프로틴' 제품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매일유업은 “아몬드브리즈유의 2019~2020년 판매 신장률은 각각 25%, 50%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슈퍼푸드 '귀리'로 만든 귀리음료 오틀리 [사진=스타벅스]

▶슈퍼푸드 '귀리'로 만든 귀리우유

귀리우유는 견과류 알레르가가 있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귀리우유의 주원료인 '귀리'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다. 단백질과 식이섬유, 필수 아미노산 등 풍부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귀리는 동맥에 쌓인 노폐물의 축적을 막아줘 콜레스트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우유보다 낮은 칼로리를 자랑하지만 풍부한 포만감을 준다는 점 또한 눈에 띈다.

지난해 서울우유는 고소한 맛을 자랑하는 '귀리우유'를 출시한 바 있다. 서울우유에서 선보인 두번째 곡물 활용 제품인 귀리우유는 6가지 곡물과 3가지 견과를 담아내 영양과 맛을 두루 갖췄다.

이와 함께 종합식품 동서가 선보인 스웨덴 귀리음료 '오틀리' 또한 무섭게 인기를 끌고 있다. '오틀리' 제조사 오틀리AB는 귀리를 원료로 하는 귀리 음료, 귀리 요거트, 귀리 아이스크림 등을 만드는 귀리 식품 전문 기업이다.

오틀리는 스타벅스 명예회장 하워드 슐츠와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배우 나탈리 포트만 등으로 부터 투자를 받으며 주목을 받은 귀리 음료다.

또 지난해 일부 매장에서 '오틀리 라떼'를 시범 운영한 미국 스타벅스는 이달 초 '오틀리 라떼'를 정식 메뉴로 채택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오틀리가 공식적으로 미국 현지 시장 장악에 나섰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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