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ESG트렌드] (22) 그린슈머 공략하는 '무라벨' 페트병

전채리 승인 2021.01.29 16:01 의견 0
생수를 중심으로 시작된 '무라벨' 열풍이 음료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그래픽=전채리기자]


이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따지는 시대다. 소비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착한 기업이 살아남는 시대다.

MZ세대는 구매하려는 제품이나 브랜드가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지, 윤리경영을 실천하는지를 따진다. 단순히 싸고 좋은 물건이 구매를 결정하는 필수조건이 아니다.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가치소비를 한다.

나눔경제뉴스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함께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라벨 떼고 '필환경' 앞장, 달라진 페트병"

생수를 중심으로 시작된 '무라벨' 열풍이 음료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인 ‘그린슈머(green+consumer)’를 공략하고 환경도 보호하는 '필환경 경영'이 음료 업계 곳곳에 퍼지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라벨 용기를 사용하면 개당 0.3~0.8g의 상표띠가 필요 없어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분리수거를 할 때 라벨을 제거해야 하는 불편을 덜어준다.

품명, 수원지, 생산일자 등기존 라벨에 적혀있던 제품 관련 정보는 소포장 겉면과 페트병 뚜껑을 밀봉하는 라벨지에 기재된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온라인 지역 커뮤니티에는 "귀찮아서 라벨 안떼고 페트병을 던졌다가 양심에 찔려서 다시 주워들곤 했는데 라벨이 없으니 속이 시원하다", "전부 다 이렇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착한 제품을 이용해야겠다"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제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4일부터 상표띠가 붙어 있지 않은 먹는샘물과 병 몸체 대신 병마개에 상표띠를 부착한 먹는샘물의 판매를 허용하는 ‘먹는샘물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 고시’ 개정안을 시행 중이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지난달 25일부터 투명한 페트병은 상표띠를 떼서 따로 버리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제'를 도입했다. 아파트 등 전국 공동주택을 시작으로 오는 12월부터는 빌라나 연립, 단독주택까지 페트병 분리배출이 의무화 된다.

색깔이 있는 페트병은 일반 플라스틱과 함께 배출하고 투명 페트병과 반투명 페트병은 별도로 분리 배출하는 방식이다. 뚜껑을 닫아 압착한 뒤 전용 수거함에 넣으면 된다. 이때 뚜껑은 분리해도 되고 그대로 배출해도 된다.

수거된 투명 페트병은 재생원료로 가공 후 친환경 의류, 가방 등에 쓰인다.

롯데마트 무라벨 PB(자체브랜드) 생수 '초이스엘 세이브워터 ECO' [사진=롯데마트]


▶대세는 무라벨 생수

지난해 롯데칠성음료가 국내 최초로 출시한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ECO'는 지난 한 해 동안 약 1010만개의 판매고를 올렸다.

라벨 한 장당 무게는 △1.5L와 2L는 0.8g △500mL는 0.3g이다. 무게로 환산하면 약 6.8톤에 달하는 포장재 폐기물 발생을 줄였다. 롯데칠성음료는 절감된 라벨을 가로로 이어 붙이면 총 3020km에 달하는 길이라고 추산하며 이는 서울과 부산을 약 9번 이동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아이시스 ECO'를 시작으로 이제는 마트와 편의점 곳곳에서 무라벨 생수를 볼 수 있다.

지난 26일 롯데마트는 라벨을 없앤 PB(자체브랜드) 생수 '초이스엘 세이브워터 ECO'를 출시했다. 롯데마트는 올 상반기 내 PB 생수 전 품목을 무라벨 생수로 전환하고 연간 약 2만1800kg에 달하는 폐기물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다 '초이스엘 세이브워터 ECO'는 판매 금액의 10%를 국내외 아동을 위해 기부하는 제품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018년부터 PB 생수 판매 금액의 일부를 비정부기구(NGO) 기부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편의점 CU는 PB 생수를 무라벨로 전면 교체한다. [사진=CU]


편의점 CU는 PB 생수 '헤이루'를 라벨이 없는 투명 페트병으로 교체한다고 최근 밝혔다. 페트병을 감싸는 상표띠 대신에 병뚜껑을 밀봉하는 라벨지에 상품명과 필수 상품정보를 표기했다.

로터스도 지난달 무라벨 생수 2L순창샘물에 이어 무라벨 생수 50mL 순창샘물을 출시했다.

이어 충남지역 생수 생산업체들은 폐플라스틱 발생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모든 제품 용기에서 라벨을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충남도와 대정, 하이트진로, 대산에스엠, 스파클 등 도내 4개 먹는물 업체는 이날 상표띠를 없애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으로 충남도는 연간 429톤의 폐플라스틱과 1151톤의 온실가스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빙그레에서 출시한 무라벨 페트 커피 '아카페라 심플리'[사진=빙그레]


▶라벨 없는 커피, 탄산수

빙그레는 커피 제품 최초로 무라벨 페트 커피 '아카페라 심플리'를 선보였다. 온라인 전용 커피 신제품인 '아카페라 심플리'는 출시 6개월 만에 판매 100만 개를 돌파했다.

'아카페라 심플리'는 필름 라벨을 없애 분리배출이 용이하며, 용기 감량 설계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였다.

국내 탄산음료 최초로 라벨을 없앤 '씨그램 라벨프리'[사진=코카콜라]


이어 코카콜라는 국내 탄산음료 최초로 라벨을 없앤 '씨그램 라벨프리' 제품을 출시한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씨그램 라벨프리'는 라벨을 없애는 대신 제품명과 로고를 페트병 용기에 양각 형태로 새겼다. 여기에다 페트병에 사용되는 프라스틱 양도 줄였다.

코카콜라는 이번에 선보인 씨그램 450ml 제품 외에도 씨그램 전체 페트 제품의 플라스틱 경량화를 통해 연간 445톤의 플라스틱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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