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에도 ESG 바람이 불고 있다. [그래픽=전채리기자]
이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따지는 시대다. 소비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착한 기업이 살아남는 시대다.
MZ세대는 구매하려는 제품이나 브랜드가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지, 윤리경영을 실천하는지를 따진다. 단순히 싸고 좋은 물건이 구매를 결정하는 필수조건이 아니다.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가치소비를 한다.
나눔경제뉴스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함께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 올해 큰맘먹고 전기차를 구매한 30대 직장인 A씨는 얼마전 새 신용카드를 발급받았다. 전기차 충전시 이용금액의 일부를 포인트로 적립해 주기 때문이다.
또 친환경 식품 브랜드를 이용하면 추가 포인트 적립도 있다. 실물 카드는 플라스틱이 아닌 친환경 소재다. 평소 '노(NO) 플라스틱' 실천을 위해 빨대도 사용하지 않는 A씨 같은 친환경 소비자를 겨냥한 카드다.
A씨처럼 친환경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동참이 가능한 ESG 서비스에 초첨을 맞춘 신용카드가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이용 금액의 일정액을 포인트로 돌려주는 카드, 친환경 식품 브랜드를 즐겨 찾는 소비자를 겨냥해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도 있고 '나무시트' 등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만든 카드도 등장했다.
탄소 배출 절감에 앞장서는 '카드의 정석 어스' [사진=우리카드]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한 카드
환경을 지키는 '착한소비'를 하면 할인 혜택을 주는 카드가 출시됐다.
지난 23일 우리카드는 전기차·수소차 충전과 대중교통, 공유 모빌리티 등 친환경 소비에 특화된 '카드의 정석 어스'를 출시했다.
카드 이름에 포함된 '어스'는 '지구(earth)'를 생각하는 우리(us)'를 의미한다.
이 카드는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한 친환경 소비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친환경 교통 수단인 전기차·수소차 충전 시 이용금액의 50%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버스·지하철을 이용할 때는 10%가 적립된다.
또 쏘카, 그린카, 따릉이 등 공유 모빌리티와 중고서점 '알라딘'을 이용하면 이용금액의 10%가 적립된다.
이와 함께 우리페이·삼성페이·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10개 간편결제 서비스로 결제시 이용금액의 0.7%가 쌓인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환경 보호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과 기업의 친환경적 변화에 대한 목소리를 반영해 상품을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우리금융그룹의 ESG 경영에 발맞춰 환경을 살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친환경 소비자를 겨냥한 'KB국민 EVO 티타늄 카드' [사진=KB국민카드]
▶친환경 소비자 겨냥
지난달 KB국민카드는 ESG 특화 상품 'KB국민 EVO 티타늄 카드'를 선보였다. 친환경 식품을 즐겨 찾는 소비자를 위한 카드다.
'KB국민 EVO 티타늄 카드로 올가홀푸드·바이올가·초록마을 등 친환경 식품 전문 브랜드와 SSG.COM, 쿠팡 등 친환경 포장 배송 쇼핑몰에서 건당 1만원 이상 경제를 하면 이용금액의 5%가 포인트로 적립된다. 포인트는 월 최대 1만점까지 적립된다.
이와 함께 전기차 충전소와 수소차 충전소 이용금액의 50%를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포인트 적립은 △50만원 이상이면 월 최대 1만점 △100만원 이상이면 월 최대 2만점 △150만원 이상이면 월 최대 3만점까지 가능하다.
또 플라스틱 실물 카드가 없는 모바일 단독카드로 발급 받고 전월 이용실적이 50만원 이상이면 매월 포인트 1000점이 추가로 쌓인다.
적립된 포인트는 친환경 활동 단체에 기부할 수도 있다. 고객이 카드 이용금액에 따라 적립되는 포인트 중 최대 10%까지 사전에 설정한 기부율에 따라 '기부포인트'를 적립하는 방식이다. 뿐만 아니라 KB국민카드는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고객이 기부 목적으로 쌓은 포인트 만큼 '기부포인트'를 추가로 제공한다.
고객이 적립한 '기부포인트'와 KB국민카드가 추가 제공한 '기부포인트'는 고객 명의로 '환경재단'에 전달돼 기후와 환경 문제 해결 등 친환경을 위한 공익 활동에 사용된다.
카드 플레이트 제작에는 친환경 소재를 활용했다. 기존 플라스틱 대비 탄소와 온실가스 등 유해 물질 배출량이 적은 바이오 플라스틱 '에코젠 시트'와 '나무시트' 등 친환경 소재를 카드 자재로 사용했다.
신한카드의 '딥 에코 카드' [사진=신한카드]
▶기부로 이어지는 신용카드
지난해 신한카드가 출시한 '딥 에코(Deep ECO) 카드'는 친환경단체에 포인트가 기부되는 신용카드다.
'딥 에코 카드'는 국내외 가맹점에서 결제 시 결제금액의 0.1%가 에코 기부 포인트로 적립된다. 포인트는 전월 실적 조건이나 적립 한도 없이 쌓인다.
포인트가 1000점 이상 모아지면 매월 생활권녹지 확대 및 보존활동을 하는 비영리 재단법인 서울그린트러스트로 자동 전송된다.
또 버스·지하철·철도 등 대중교통과 쏘카·따릉이·카카오T바이크 등 공유 모빌리티를 이용하면 이용 요금 5%를 캐시백으로 받을 수 있다. 전기차 충전 요금도 5% 캐시백으로 돌려준다. 단, 전월 이용금액이 30만원이 넘어야 혜택이 제공되며 캐시백한도는 월 3만원까지다.
1만보를 걸으면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혜택도 있다. '딥 에코 카드'는 오렌지라이프 앱 ‘닐리리만보’와 연계해 앱의 1일 1만보 이상 걸음 달성 일수가 월 15일 이상인 경우 5000원을 돌려준다.
뿐만 아니라 '딥에코 카드'는 친환경 인증을 받은 나무 재질로 제작됐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딥에코 카드는 환경보호와 관련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고객의 친환경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출시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카드에서 출시한 '올바른 GIVE(기브) 카드' [사진=NH농협카드]
또 올해 초 NH농협카드는 카드 이용으로 적립된 포인트로 기부할 수 있는 '올바른 GIVE(기브) 카드'를 선보였다.
'올바른 기브 카드'를 이용하면 전월 실적이나 적립 한도에 제한 없이 결제 금액의 0.8%가 '러브포인트'로 적립된다.
'러브포인트'는 NH농협카드가 운영하는 기부 전용 포인트다. 포인트는 고객이 지정한 기부처에 전액 기부된다.
기부 방식은 적립된 러브포인트만큼 기부하는 방식과 월정액 기부로 나뉜다. 월정액 기부는 고객이 3000원부터 30만원까지 1000원 단위로 기부액을 설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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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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