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시대](4)금고는 필요한가?

일반인들은 금고 필요성 크지 않아

차석록 승인 2020.07.20 09:53 의견 0
'제로금리시대' 네 번째 시리즈 '금고가 필요한가' [그래픽=나눔경제뉴스]


[나눔경제뉴스=차석록기자]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자 지난 2016년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실시했다. 이후 일본 언론에는 개인 금고가 잘팔린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마이너스금리는 금리가 0%이하인 상태를 말한다. 즉 예금을 하거나 채권을 매입할 때 그 대가로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종의 `보관료' 개념의 수수료를 내야하는 금리정책이다.

당시 일본 국민들은 은행에 돈을 넣어봐야 오히려 원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 것을 우려해 집안에 금고를 사서 보관하겠다는 생각들이었다.

국내 제작업체의 금고 제품 [사진=선일금고]


▶경기부양위해 마이너스금리 실시

그러면 은행은 왜 마이너스금리정책을 쓰는 것인가? 시중은행은 기준 이상의 돈을 갖고 있으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한다. 그러면 중앙은행은 이 예금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한다.

마이너스 금리는 시중은행으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대출을 하도록 유도해 경기를 부양하고, 인플레이션을 유인하기 위해서 시행되는 정책이다.
일본의 정기예금금리는 0.01%에 불과하다. 보통예금금리도 0.001%에 불과해 예금을 해봐야 의미가 없다.
반면 일본에서는 예금을 인출하는데 드는 수수료도 한국보다 높다. ATM기 수수료는 시간대에 따라서 108엔(약 1300원)에서 216엔(약 2400원)이 든다.

일반적으로 1000만원 넘게 넣어봐야 100원 정도의 이자가 붙는데, 이를 인출할때 드는 비용을 감안하면 오히려 손해다. 이로 인해 차라리 개인금고를 이용하겠다는 생각들때문에 금고 수요가 많았던 것이다.

또 일본은 송금수수료도 한국에 비해 비싸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되는 '라인'의 경우,176엔(약 2000원)의 이용료를 내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런 저런 조건에 부합하면 사실상 무료에 가깝게 이용할 수 있다.

▶주로 기업에만 마이너스금리 적용

그런데 마이너스 금리는 일반인과 기업 예금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고 시중은행과 중앙은행간의 예금에 대해서만 적용한다.
시중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일반 고객에게 적용한다면 예금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앞다퉈 현금을 인출하고 이로 인해 은행이 부도를 내는 등의 금융 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일본 언론에서 금고가 잘팔린다는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만일 마이너스금리폭이 커질경우, 기업들은 현금을 보관할 금고의 필요성을 더 갖을 수 있다. 삼성증권 김지만 연구원은 "현금 보관은 단순히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도난, 화재, 천재지변과 같은 잠재적 비용까지 고려해 실효성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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