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시대](3) 0.1% 이자에 뭉칫돈

5% 적금에 130만명 몰려..전무후무 기록 수립

차석록 승인 2020.07.16 07:02 의견 0


[나눔경제뉴스=차석록기자] 지난 2월 하나은행은 연 5% 금리를 제공하는 '하나더 적금'을 판매했다. 사흘간 판매된 이 적금에 들기위해 130만명이 넘게 가입했다. 가입 규모는 3700억원에 달한다.

'하나더적금' 상품은 월 10만에서 30만원까지 적금을 붓는 1년짜리 정액 적립식 상품이다. 하나은행이 은행명을 기존 KEB하나은행에서 하나은행으로 변경하면서 사흘간 한시적으로 내놓은 상품이다.

기본금리 연 3.56%에 온라인 가입하면 연 0.2%, 하나은행 입출금 통장에 자동이체를 등록하면 연 1.25%를 더해 최고 연 5.01%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같은 조건에 가입에 북새통을 이룬 것이다.

저금리시대에 0.1%의 금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들의 목마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사실 5% 금리는 시중은행들의 정기적금 금리가 1.0%에서 2%대 사이인점을 감안하면 깜짝 놀랄 수치다.

제로금리로 0.1% 이자만 더 줘도 시중의 뭉칫돈들이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이루어지고 있다[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어떻게 이처럼 고금리 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을까?

하나은행 입장에서는 5% 이자를 주면 사실상 손해다. 그런데 은행 입장에서는 마냥 손실을 볼 수 없어서 30만원으로 월 가입한도를 제한했다. 적금기간은 1년이다. 여기에 깊은 뜻이 있다.

가입 금액 등에 제한을 두면 하나은행이 지금해야할 최대비용이 정해진다. 삼성증권 김지만 연구원에 따르면 매달 30만원씩 불입할때 처음 불입하는 30만원은 온전히 5% 금리가 적용되어 1만5000원이 된다.

그 다음달은 5%의 12분의 11만큼, 또 그다음달은 5%의 12분의10만큼..이런식으로 마지막으로 불입하는 30만원은 1개월만큼만 5%의 금리가 적용된다.
그래서 최초 불입후 1년후 받게되는 이자는 9만7500원이 된다.
이자에는 15.4%의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1만5015원이 빠져서 최종적으로 8만 2485원의 이자를 받게 된다.

만일 2% 금리에 가입했다면 세후 이자는 3만2994원이 된다. 5% 금리와 비교하면 약 5만원 정도를 더 제공받는 것이다. 엄청난 차이가 아닐 수 없다.

김지만 연구원은 하나은행의 이러한 고금리 적금을 신용카드의 마케팅에 비교한다. 즉, 신용카드를 발급받아서 5만원을 사용하면 10만원을 지급한다거나 하는 마케팅이다.

대신 은행은 이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은 잠재고객이 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손해는 아니다.

제로금리로 0.1% 이자를 더 받기 위해 뭉칫돈들이 이동하는 머니무브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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