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화 개인전 여는 이상표 전 삼성전기 전무 "사진 이상의 감동을 전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어린시절 꿈꾸던 화가의 길 인생 2막 시작

차석록 승인 2020.03.10 05:17 의견 0
이상표 작가


[나눔경제뉴스=차석록기자]"사진 이상의 감동을 전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삼성전기 전무와 신한다이아몬드(주) 사장을 지냈던 이상표 신예작가(사진)는 기업에서 은퇴후 인생 2막을 새롭게 시작했다. 그가 찾은 분야는 그림그리기다. 어린시절부터 꿈꿔오던 화가의 길을 60이 넘어 시작했다. '길, 고향산천 그리고 여행'이라는 주제로 오는 21일부터 일주일간 서초 한전아트센터 2층 전관에서 한국화 개인전을 개최하는 그를 만났다.

-평생을 기업의 전문 경영인으로 사셨는데?

▶저는 삼성의 인사, 홍보뿐 아니라 해외 5개국에서 15년간을 근무했던 영업맨이었습니다. 경영 최일선에서 바쁘게 살면서도 늘 가슴 한켠에는 어린 시절부터 꿈이었던 화가의 꿈, 그림 그리기에 대한 열정을 잊지 않았습니다.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남몰래 붓을 들었습니다.

-왜 그림을 선택하셨나요

▶퇴직 후 몇 년을 방황했습니다. 직장인인 인생 1막에는 먹고 사는 일에 집중했으니 2막에는 가치를 창출하는 일을 해보자는 결심을 했습니다. 내가 새롭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새뮤얼 존슨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없는 재능을 드러내 보이고자 인생을 허비한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먹고살기 위해 직장생활을 해왔다면 이제는 내가 가진 재능을 끌어내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취미생활이 아니라 전문가의 길을 걸어보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아내의 격려가 큰 힘이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오랜 회사생활을 마감하고 기왕 생긴 시간을 뜻 깊게 보내고 싶어서 예술의 전당에서 운영하는 한국화 강좌에 등록했습니다. 아내의 부추김에 고급반을 등록했는데, 강좌 첫날 그동안 그렇게 목마르게 찾아왔던 답이 고수 (오용길 교수)의 붓끝에서 피어나는 실경산수화에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현장의 감동이 이렇게 다시 붓끝에서 살아날 수 있다니, 저에겐 정말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적지않은 나이에 시작하셨는대, 몰입이 되셨나요

▶홍익대 미대 교수였던 서양화가 동생의 화실에 나가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림 그리는 일에만 전념했습니다. 붓을 한번 들면 하루 10시간씩 그림그리기에 빠졌습니다.

그렇게 미친 듯이 그림에 빠져든 지 네댓 달이 지났을까, 몇 년 전에 그렸던 내 그림의 허술한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을 체험한 것이죠. 과거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왔습니다. 눈에는 보이지만 재주가 부족해 대충 뭉갰던 부분을 이제 비슷하게 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과 그려낸 것의 차이가 좁혀진 것이죠.

-작품전을 열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요즘은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더 없이 기쁘고 즐겁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더 멋진 감동으로 재현해 낼 날이 곧 오리라는 기대도 한몫 했습니다. 최근에 그린 그림들과 몇 년 동안 틈틈이 그린 것들 중에 쓸 만한 것들을 모아보니 대충 60여 점이 되었습니다. 내친 김에 그동안 마음속에 꿈으로 간직하고 있던 작품전을 열기로 결심한 것이죠.

-사진 실력도 전문가 수준이라고 들었습니다

▶아름다운 풍광을 접하면 현장의 감동을 담기위해서 무던히도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랜 세월 주재원으로 해외에서 근무하다 보니 차를 몰고 여러 국가를 돌아다닐 기회가 많았습니다. 포르투갈에서 근무한 7년 동안 여름휴가 때만 되면 주변 국가들을 가족과 함께 차로 돌아 다녔습니다.

스위스. 이태리. 오스트리아.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곳의 멋진 풍경을 찾아다니 열심히 사진을 찍었죠.

-화가로서의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사진을 인화해서 보면 사진의 찍을 당시의 감동이 전혀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사진 실력이 부족한 탓이겠지만, 눈에 비친 풍경과 피사체로 담긴 사진은 차이가 컸습니다.

눈에 보이는 감동을 그대로 옮겨서 간직할 방법은 없을까? 바쁜 일정에 쫓기는 일상이었지만, 늘 마음속에 목마름 같은 것이 남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림 그릴 때, 현장의 느낌, 감정, 여운을 담아내려고 최대한 노력합니다. 사진 이상의 감동을 전하는 한국화를 그리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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