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 기시와다(岸和田) 단지리 마츠리(祭) [출처= Wikimedia Commons]
[정기종 전 카타르 대사] 일본의 여름은 마츠리 축제(夏祭り의 계절이다.
각지에서 다양한 마츠리가 진행된다. 많은 관광객을 모으는 오사카의 기시와다(岸和田) 단지리 마츠리는 9월과 10월 두 차례 행해진다.
수백 명 또는 수천 명이 행렬의 중심인 수십 대의 단지리 마차를 끌거나 쫓아가며 일체감을 느낀다. 굉음을 내며 빠른 속도로 달리는 단지리에서 떨어지거나 수레바퀴에 치여 사상자가 나오기도 할 만큼 박진감이 있다.
밤에는 낮의 역동감과 전혀 다르게 단지리는 수 백개의 등으로 장식된 화려한 모습으로 변모해 어린이들이 마츠리의 주역이 된다.
달빛 아래 천천히 움직이는 단지리를 따라 걸으면서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보는 사람을 때로는 열정으로 때로는 관조하며 몰입하게 만드는 이런 단체행동이 1억 3천만 명 국가공동체의 단결로 연결되고 야마토다마시(大和魂)라는 일본의 힘을 만들어 낸다.
기시와다성(城) 근처에 있는 단지리 박물관은 1703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단지리 축제의 역사와 관련 정보를 알려준다.
쿄토(京都) 근처 비와호(琵琶湖)에서는 학생 글라이더 경연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무동력 비행기의 활공 시합으로 항공 기술의 발전보다는 학생들의 도전정신을 키우는 목적이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직접 제작한 글라이더에 타고 페달을 밟으면서 비행해 물결 위를 날아간다. 대회는 텔레비전으로 전국에 중계되고 대부분 몇 십 미터에서 물에 빠지고 최장거리라 해도 몇 백 미터 정도지만 열정을 다한다.
글라이더를 조종하는 학생이나 이들을 쫓아가는 학생들, 그리고 관중은 경기성적보다 경기 자체에 열중하고 응원한다.
이러한 경험에서 나오는 활기와 패기가 일본 식당에서 젊은 조리사들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손님들에게 “이랏샤이마세(어서오세요)!”라고 외치는 환영 인사로 연결된다고 볼 수도 있다. 처음 들어가 보는 손님으로서는 놀라게 되는 박력과 자신감이다.
일본이 학교와 사회체육을 중시하는 이유는 청소년과 일반 시민들의 건강한 신체를 육성함으로써 공동체 의식과 도전정신을 기르게 하기 위해서다.
더구나 젊은 세대의 진취성은 활기찬 신체에서 비롯되고 머릿속의 지식에서만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구가 수백만 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면서도 국제 스포츠계에서 상위급인 국가들도 있다.
월드컵 축구 결승에 진출하고 세계격투기대회 챔피언을 배출한 크로아티아도 그중 하나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아마추어 체육활동을 장려하면서 우수한 체육 인력을 양성한다.
어느 나라에서나 청소년이 활기 있게 성장하고 다음 세대의 주인의식을 키울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기성세대의 책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