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가 9월 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콘퍼런스에서 디지털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정영선 기자]
[나눔경제뉴스=정영선 기자]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는 통신사업자가 구축한 인프라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자율주행 등 혁신 서비스를 내놓아 디지털 생태계의 주인이 됐습니다. 통신사는 외부의 힘에 ‘강제혁신’에 처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김영섭 대표는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콘퍼런스 개막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하며 통신사업자의 새로운 역할과 글로벌 협력을 당부했다.
이번 기조연설은 지난달 30일 KT그룹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첫 대외 공식석상에서의 메시지다.
김 대표는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외부의 힘에 의한 '강제 혁신'을 당할 수 있다"며 "클라우드, AI(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영역에서 대등한 IT 역량을 축적하고, 아직 초기 단계인 스마트시티,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에너지 등 영역에서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통신사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 위에 독점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내는 데 만족하는 동안, 빅테크 기업들은 통신사들이 구축한 인프라에 메신저, 오티티(OTT, 온라인동영상시청), 자율주행, 인터넷 금융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아 디지털 생태계의 주인이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통신사들은 통신망부터 준비하는 ‘인프라 퍼스트’ 접근 대신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발굴, 제시하는 ‘디지털 서비스 퍼스트’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사업자들이 미래 디지털 사회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려면 6세대(6G) 이동통신 기술과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홀로그램 통신, 도시·국가 수준의 초대형 디지털 트윈, 딥러닝 기반 초지능 로봇, 양자암호통신 등 변화를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생태계 주도권을 되찾으려면, 인프라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서비스 중심 사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신사들이 인프라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서비스 중심 사고로 전환해, 빅테크로부터 디지털 시대 패러다임 전환의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미래 디지털사회에서 통신사업자들의 역할도 당부했다. 시장 창출 및 선도를 위해 다방면의 고객, 파트너사, 기술기업들과 협력하는 생태계 조성과 함께 글로벌 통신사업자간 네트워크 및 차세대 통신서비스 협력, 기술혁신 스타트업과 제휴 및 인수·합병(M&A)를 적극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인재 양성과 관련해서는 “KT는 AI, 클라우드 등 소프트웨어 분야의 미래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내부 인력을 디지털 인재로 키우고 있다”며 “국가 차원의 디지털 역량을 키우기 위해 AI인재 교육과정인 에이블 스쿨과 국내 대학에 AI 관련학과를 개설·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성공했다고 끝난 게 아니며 실패가 치명적인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나가는 용기다’라는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하며 “개방성과 협력을 바탕으로 인류 삶의 가치를 증진하는 디지털서비스를 선제 제시하는 것, 그것이 미래 텔레코 존재 이유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GSMA가 개최하는 모바일360은 디지털전환(DX), AI, 6G, 핀테크 등 디지털 산업 현안 어젠다를 논의하는 글로벌 행사다. KT는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이 콘퍼런스에서 호스트 스폰서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