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1돈에 60만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금 투자가 주부들 사이에서 대화의 주제가 되고 있다.


[나눔경제뉴스=차석록 기자] #. 50대 주부 김미정(가명)씨는 친구 4명과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1돈(3.75g) 반지 계를 하고 있다. 작년 10월만해도 1돈에 45만원 정도여서 1인당 10만원이 되지 않았다. 그때도 금값이 비싸서 망설였지만, 조금 오르거나 내리거나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비상계엄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취임이후 금값이 더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지난달 50만원대 하던 금값이 최근 60만원을 돌파하면서 1인당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일단 아직 타지 못한 2명은 어쩔 수 없이 진행하기로 했지만, 이후 계는 다시 의논하기로 했다.

#5060인 류명기(가명)씨 3형제 부부들은 4년전 첫째가 환갑을 맞을때 둘째와 막내가 돈을 모아 1냥(37.5g)짜리 금송아지를 선물로 했다. 이후 둘째도 지난해 환갑이 되면서 1냥짜리 금열쇠를 선물했다.

3년전만해도 한냥에 400만원이 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450만원으로 비싸졌다. 그런데, 최근 한냥에 600만원을 돌파하면서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막내의 환갑은 아직 2년이 남았는데, 지금 먼저 해줘야할지, 아니면 그때 가서 해줘야할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3년 사이 금값은 50%나 급등했는데, 앞으로 2년뒤 얼마가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1g 당 금값 추이. 단위 원[그래픽=종로금거래소]

이처럼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투자 수요까지 몰리면서 지난 2주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골드바 판매액은 총 406억34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동기 판매액(135억4867만원)의 3배, 전년 동기 판매액(20억1823만원)의 20배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반지나 팔찌 등 악세사리를 사려는 수요는 급감했다.

금은방을 하는 김진성(가명)씨는 "세공비가 들어가는 반지나 목걸이를 팔아야 남는게 있는데 요즘 손님들은 남는게 별로 없는 골드바나 금덩어리를 찾는 문의만 있고 그나마 실제 구매로 잘 이어지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최근 아예 문을 닫고 쉬는 금은방도 많다고 전한다. "금을 팔고 나면 우리도 그 빈칸을 채우기 위해 주문을 하는데, 그게 하루 사이에 껑충 올라버리니 오히려 손해가 난다"고 손사래를 친다.

김씨는 "찾아오는 손님들은 금 값이 30만원(1돈 기준)할때 더 사지 못한게 후회된다", "(있는 금)50만원에 팔았는데, 너무 일찍 판거 같아 후회된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우리도 속이 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급격한 변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금값은 당분간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혜숙 하나은행 서압구정골드클럽 PB는 “금값은 현재 시세보다 10% 가량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