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ESG 경영'에 소극적이던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바뀐 이유

코로나19, 디지털 물결 등 위기감 고조···ESG경영 성과가 미래 결정

정희진 승인 2021.01.29 10:01 의견 0
보험업계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대면영업 위축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증대로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ESG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나눔경제뉴스 DB]


[나눔경제뉴스=정희진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소극적이었던 보험사들이 최근 탈석탄 금융 선언,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는 등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대면영업 위축,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국내외 경제성장율 하락 등 성장이 크게 정체되고 있다.

아울러, 금융, 보험산업의 디지털화 물결은 생보산업의 경영시스템과 인프라, 마케팅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해말 보험업계 리딩 컴퍼니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탈석탄 정책' 선언이 업계의 ESG경영에 기폭제가 됐다.

▶ 생명보험업계, 국내 최초 ESG 경영 공동선포

정희수 생명보험협회 회장은 지난 28일 "현재 생명보험업계가 처한 상황을 매우 엄중하고 긴박한 위기로 진단하고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다음달 생보사 CEO들과 ESG경영 공동선포식을 갖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선포식을 통해 ESG 경영문화를 확산시키는 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협회는 ESG경영 분야별 추진과제를 수립해 회사별 규모 및 경영여건 등에 따라 자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고, 회원사 상호간에 정보교류, 체계구축을 지원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 운영할 예정이다.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 캐롯손해보험 등 한화그룹 6개 금융사 대표이사들이 지난 5일 비대면 회상회의를 통해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사진=한화생명 제공]

한화생명(대표 여승주)과 한화손해보험(대표 강성수) 등 한화그룹의 6개 금융계열사들도 지난 5일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탈석탄 금융’ 선언에 따라 한화그룹 금융 6개사는 향후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또,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특수목적회사(SPC)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 일반채권이라도 명백히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용도로 사용될 경우에는 해당 채권을 인수하지 않는다. 대신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관련 자산에 대한 투자는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한화생명은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용을 추진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의 라이프파크 연수원 건물과 간판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운영전력 일부를 충당하고 있다. 페이퍼리스 회의 문화 정착과 2015년부터 오픈해 운영하고 있는 스마트 플래너 전자청약시스템을 통해 종이 서류사용 또한 대폭 절감했다.

한화손보는 수안보 라이프캠퍼스 연수원 건물에 태양광 패널 설치했다. 자산운용을 함에 있어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공공성 및 환경적 성과를 통합 고려하는 사회책임투자 원칙을 적극 반영했다.

또 친환경 보험상품으로 다양한 형태의 보험 제공을 통해 탄소배출 저감과 기후변화 경감을 유도하고 있다.

삼성생명 등 삼성금융계열사들은 탈석탄 정책을 선언하면서 ESG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삼성생명 제공]

▶ 삼성생명, KB금융 등 ESG경영 본격화

지난해 11월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금융 관계사는 탈석탄 정책을 선언하면서 ESG투자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 위기의 선제 대응을 위한 '탈석탄' 정책을 강화하는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것이다.

이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2018년 6월 이후 석탄 발전 신규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석탄 화력 발전소에 대한 직접적 투·융자뿐만 아니라,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보험을 인수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까지 확정했다.

삼성생명은 지속가능경영위원회의 ESG 심의감독 역할 강화 및 각종 관련협약 가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삼성화재는 지난 2019년 기준, 신재생 에너지 중심의 사회 책임 투자액은 1.5조원으로 적극적인 ESG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 기간 친환경, 친사회 보험 상품의 수입 보험료는 총 2.4조원에 달한다.

향후에도 삼성화재는 ESG 철학과 지향 가치를 담아내는 통합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정부의 탄소 중립 계획 및 그린 뉴딜 정책에 발맞춰 ESG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B손해보험, KB생명보험, 푸르덴셜생명 등 KB금융그룹 계열사도 지난해 9월 탈석탄을 선언했다. [사진=KB금융지주 제공]


앞서 KB손해보험(대표 김기환), KB생명보험(대표 허정수), 푸르덴셜생명(대표 민기식) 등 KB금융그룹 계열사도 지난해 9월 탈석탄을 선언했다.

KB손해보험의 ESG 전략 체계는 보험업 특성을 고려한 △환경대응 △동반성장 △미래금융 △윤리경영 등 4개 전략 방향과 12개 중점영역, 32개 실행과제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UBI자동차보험, 걸음수 연계특약, 전기차 전용상품 등 에너지절감형 보험상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소비자보호법에 부합한 보호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8762억 원을 투입하는 등 ESG 친환경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 내부통제규정과 분쟁처리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차세대 여성리더 연수, 이해관계자 인권 및 다양성 존중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12월 ESG 비전 선포식을 통해 2021년을 지속가능경영 원년으로 선포했다. 교보생명도 올해 사회책임투자와 친환경금융투자 등 ESG 투자를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밀레니얼세대 10명중 9명이 지속가능투자 관심

보험연구원 분석 자료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86%가 지속가능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밀레니얼 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ESG관점에서 바람직한 기업에 대한 투자는 2배, 관련 기업 상품구매는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보험사는 ESG관련 분야를 전략수립 등 주요 의사결정에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필수가 됐다"며 "이제부터는 어떻게 실천에 잘 옮기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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