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잘하는 기업이 수익률도 좋았다

블랙록, "탄소사용 줄이지 않으면 투자 안해"

차민수 승인 2020.12.25 08:53 의견 0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향후 투자 및 인수하는 모든 기업 심사에 탄소 사용량을 15% 저감하는 조건을 추가했다[사진=블랙록 홈페이지 캡처]


[나눔경제뉴스=차민수기자] 독일 에너지기업 '에이온'은 주력사업을 화력발전에서 송배전 사업으로 전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0% 줄였다.

반면 캐나다 '엔브리지'는 송유관사업을 확장해 배출량이 2.9배 늘었다. 그 결과 에이온의 시가총액이 30% 늘어나는 동안 엔브리지의 시총은 5% 감소했다.

그동안 탄소 배출 감축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엑손모빌의 시총은 지난 10월 한 때 신재생에너지기업인 넥스트라에너지에 추월 당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ESG(환경,사회, 지배구조)경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수익률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투자는 25일 "글로벌운용사와 연기금들이 ESG를 투자 기준으로 삼으면서 기업들도 ESG경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ESG경영을 잘하는 기업들은 주가 상승률도 그렇지 못한 기업들에게 비해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시 핵심 고려사항. 25조달러 자산을 운영하는 기관 투자자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8%는 투자 고려 시 '환경'에 대한 우선순위가 가장 높다고 응답했다.[자료=블랙록/그래픽=하나금융투자]


▶ESG경영해야 투자 대상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약 8200조원 운용 규모인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향후 투자 및 인수하는 모든 기업 심사에 탄소 사용량을 15% 저감하는 조건을 추가하고, ESG를 모든 액티브 상품에 고려하기로 결정하였다.

다른 운용사들도 마찬가지다. 피델리티, UBS 등 약 9800조를 운용하는 30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이달초 2050년 '탄소중립'(Net-zero) 달성을 위한 이니셔티브를 출범하였다. 글로벌 기업들도 ESG경영을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ACWI지수 상위 시총 100개 기업들이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속가능성’ ‘환경’ 기후 를 언급하는 빈도 수는 과거 5년 전 대비 확연하게 증가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확산된 올해도 운용사들과 연기금의 ESG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타났다.

MSCI ESG인덱스추종 ETF 상품추이. 해마다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료=MSCI/그래픽=하나금융투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ESG 전략.[그래픽=하나금융투자]



▶국내 대기업들 ESG경영 확대

ESG는 국내 대기업들의 경영 전략 수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부터 반도체(DS) 사업장의 평가기준에 ESG를 적용하기로 했다.

SK는 전사 차원에서 ESG 경영을 강조, 계열사 16곳에 ESG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한화는 유럽에서 비인도적 무기로 분류되어 투자가 금지된 분산탄 사업을 매각했다.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절대적으로 높은 포스코도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ESG기업들의 수익률비교. ESG 등급이 우수한 글로벌 기업들은 수익률도 좋았다.[자료= MSCI/그래픽=하나금융투자]


▶ESG경영기업 수익률도 좋아

하나금투 이재선 연구위원은 "ESG등급이 우수한 글로벌 기업들은 수익률 또한 우수했다"고 밝혔다.

MSCI에 따르면, 지난 7년간 ESG 등급 상위권 30% 기업은 하위 30% 기업 대비 이익 증가율과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주주 친화적 정책 또한 꾸준히 시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MSCI가 2015~18년사이 이산화탄소 배출량 변화와 시가총액 관계를 조사한 결과, 배출량을 적극적으로 줄인 상위 30사 시총은 2017년 대비 15% 증가한 반면, 하위 30개사 시총은 12% 감소했다.

이재선 연구위원은" 지난달 연간전망 '신(新)생존 키워드, ESG'을 통해 온실가스 원단위 배출량 감소 상위 10개 기업을 선별한 바 있는데, 10개 기업 중 7개 기업이 각 섹터 수익률을 상회했다"면서 "환경과 재무적 요소를 동시에 고려하는 전략을 감안한다면, 향후 매출액 증가와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는 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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