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아동친화도시] (1) '혼자' 말고 '함께' 노는 진짜 놀이터 '군산'

아동이 행복한 도시 만든다..작은 놀이터들이 모인 큰 놀이터
아동친화도시 추진위원회및 '아동청소년과' 신설

전채리 승인 2020.04.22 15:51 의견 0
어린이와 청소년만을 위한 아동권리광장 '맘껏광장' [사진=군산시 공식 블로그/그래픽=나눔경제뉴스]

유니세프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연합(UN) 산하 기구다. 한국을 포함해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33개국 지역에 유니세프 국가위원회를 두고있다. 한국은 유니세프 역사상 유일하게 구호 수혜국에서 지원국이 된 나라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모금 활동 이외에도 한국어린이들의 권리 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유니세프아동친화도시'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 중점사업이다.

나눔가치를 실천하는 언론 '나눔경제뉴스'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담긴 아동의 권리를 실현하고 아동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펼치고 있는 유니세프아동친화도시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혼자 말고 '함께' 놀 수 있는 진짜 놀이터가 있는 군산"

전북 군산시는 2016년 10월 유니세프아동친화도시로 거듭났다. 군산시는 아동의 권리가 더 존중받는 도시, 아동이 더 안전한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과 함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동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아동친화도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아동 전담기구인 아동청소년과를 새로 만들었다. 이 밖에도 아동행복예산서를 제작하고 아동친화도시조성 조례와 아동영향평가 조례를 제정하는 등 아동을 위한 법적·제도적 발판을 마련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어린이와 청소년만을 위한 '아동권리광장'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우리나라 첫 '아동권리광장'

군산에 있는 '맘껏광장'은 2018년에 만들어진 아동권리광장이다. 군산시에 따르면 어린이와 청소년만을 위한 전용 광장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맘껏광장에는 ▲아동이 생각하는 군산의 주요역사의 길 ▲미래의 주인공은 ‘나’라는 자아실현의 상징성을 부각한 거울 ▲토론과 프리마켓 등 청소년 교류를 위한 카페 형식의 시설물 ▲휴식과 놀이가 가능한 다양한 조경시설과 쉼터 등이 있다.

맘껏광장은 기획부터 운영까지 모두 아동이 주체가 되어 참여한 공간이다.

예로부터 광장은 집회, 종교, 친목 등 시민 위한 공간으로 다양한 기능을 해 왔다. 군산시는 그동안 광장이 성인 중심의 사고와 활동을 상징하는 장소로 인식되어 왔다고 보고 아동권리 확산을 목표로 맘껏광장을 조성했다. 나아가 아동도 소중한 인격체이며 성인과 동일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자 했다.

▶'혼자'말고 '함께' 노는 곳

군산시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놀 곳, 놀 친구, 놀 시간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나 홀로 노는 문화'를 '함께 어울리며 노는 문화'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놀이가 일상인 아동기 동안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배려심, 협동심, 창의력, 리더십을 키우고 성장하면 학교 폭력이 없는 평화로운 학교룰 만들고 미래 국가 경쟁력까지 높일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 군산시는 놀이의 즐거움을 모르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는데다 놀이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부족해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놀이터는 정작 아이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원래의 역할을 상실했다고 봤다.

맘껏광장 조성을 위해 군산시는 2017년 9월부터 국내 최초의 '놀이터 환경진단표'를 만들었다. 교수, 교사, 학부모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74개 어린이 놀이터에 대한 환경 진단을 실시했다. 도시 전체 놀이터에 대한 체계적인 유지 관리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이어 모험, 생태, 언덕놀이 등 다양한 테마형 놀이가 가능하고 연령대별 특성을 반영한 공간을 리모델링해 도시 전체가 작은 놀이터들이 모인 큰 놀이터가 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잘 노는 법을 알려주는 '놀이 활동가'

군산시는 그저 놀이 공간을 만드는데서 그치지 않고 '놀이 활동가'를 양성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잘 놀 수 있는 방법을 제대로 알리고 지원해 아동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자신들만의 놀이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보육, 안전 등 다양한 분야의 아동 전문가들이 교육을 통해 '놀이 활동가'로 변신했다. 현재 13개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규 놀이 수업을 진행 중이다. 군산시는 "아동들에게 가장 좋은 공부는 잘 노는 법을 익히게 하는 것이며, 놀면서 배운다"를 직접 실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놀이 활동가들은 아이들이 사람과 사람사의의 관계를 터득하면서 공동체를 배울 수 있도록 하고 협력을 익힌 아이들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다.

어린이 권리광장 조성을 위해 모인 아이들 [사진=군산시청 제공]


▶맘껏광장이 불러온 변화

맘껏광장은 군산시와 지역 아이들에게는 변화를 일으켰다.

먼저 아동들은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직접 운영주체가 되는 기회를 얻었다. 군산시는 청소년 10명이 운영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해 지역사회에 필요한 정책과 사업을 직접 논의하고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맘껏광장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해 스스로 후원처를 개발하고 사업비를 확보하는 방안을 찾는 등 아동 스스로 전담기구 역할을 맡고 있다.

또 아동들은 맘껏광장을 민주주의에 대한 다양한 표현의 장을 마련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청소년 민주주의를 말하다!'를 주제로 민주시민에 대해 공부하고 민주시민의 역할과 의사표현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하고 다른 아동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군산시로서는 예산에 투명성을 더하게 됐다. 전체 놀이터에 대한 환경진단과 사업 개선 등을 체계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선도적인 정책 추진에 따른 공모 선정으로 국비를 확보하는 등 효율적인 예산 확보와 활용이 가능해졌다.

군산시 관계자는 "맘껏광장 조성을 위해 진행한 각종 시장조사와 자료 분석, 환경진단 조사표 등은 아동의 놀 권리 확산을 위해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맘껏광장은 지난해 유네스코한국위원회로부터 2019년 한국형 지속가능발전교육(ESD: 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공식프로젝트로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유네스코 ESD 공식프로젝트 인증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천하고 있는 다양한 교육 사례들을 평가해 국내와 국제사회에 알리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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