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열린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도중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시험을 준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핌]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대기업 채용 일정이 줄줄이 미뤄지고 각종 시험 일정까지 연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4일 채용 면접 일정을 잠정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의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3급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역량 테스트를 다음달로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채용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LG는 신입사원 공채 일정을 4월 이후로 연기했다. 이에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들의 채용 일정도 모두 연기됐다. 

SK, GS그룹 역시 계열사별 채용 일정을 연기하거나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주관 시험도 줄줄이 연기됐다. 

인사혁신처는 29일 시행 예정이던 국가공무원 5급 공채와 외교관후보자 선발 1차 시험, 지역인재 7급 수습직원 선발 필기시험을 연기하기로 했다. 

같은 날 예정되어 있던 제57회 변리사 1차 시험도 잠정 연기됐다. 변리사 1차 시험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 주관 시험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수험생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다음달에는 입법고시, 서울시 공무원 국가직 9급 공채, 소방·경찰공무원 등의 국가 주관 시험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달 28일 예정된 9급 공채는 아직 연기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9급 공채의 경우 응시생이 20만명에 육박해 관련 문의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인사처는 아직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관련 시험 주관 기관들은 인사처의 결정과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지켜본 뒤 시험 연기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공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코레일은 3월 21일 예정되어 있던 필기시험을 4월 25일로 연기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도 필기시험일을 3월1일에서 4월4일로 변경했다. 

취준생 필수 '스펙'으로 꼽히는 영어시험 일정도 취소됐다. 한국토익위원회는 오는 29일 전국에서 실시 예정이었던 토익(TOEIC) 정기시험을, 서울대 텝스관리위원회는 3월 7일 치러질 예정이던 영어시험 텝스(TEPS)를 각각 취소했다. 

당장 영어 성적표를 내야 하는 취준생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는 이후 시험도 미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면서 기업의 경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본사가 폐쇄되거나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기업의 경영 악화로 채용 규모가 줄어들거나 아예 신규 채용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