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투른 여행자의 좌충우돌 유럽 여행기]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날 수 있는 용기

김다은 승인 2020.02.20 14:45 의견 0

 여행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나눔경제뉴스는 독자들을 행복하게 해드리기 위해 김다은 여행작가의 좌충우돌 여행기를 게재한다. 김다은 작가는 여행을 좋아해 직장을 관두고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책도 쓰고 강의도 다닌다.[편집자주]

내 인생 첫 해외여행은 8년 전에 다녀온 신혼여행이었다. 결혼 할 당시 형편이 변변치 못해 신혼여행을 뒤로 미룰까도 했지만, 결국 차선책으로 가까운 일본으로 패키지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패키지로 여행을 함께 떠나는 다른 사람들의 평균 연령대가 60세 이상이었던 그 여행에서 스물일곱의 어린 나이에 결혼한 내게 쏠릴 관심과 시선은 내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우리 여행이 ‘신혼여행’이라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괜한 관심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여행 내내 숨죽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의 첫 해외여행이자 신혼여행이기도 했던 일본여행은 많은 이들에게 굳이 이야기하지 않는 ‘우리만 기억하는 여행’으로 남았다.

처음 해외여행(신혼여행)은 어르신들과 패키지로! 사진은 부끄러워서 발만 찍었다 [사진촬영=김다은작가]

유럽여행은 그저 꿈속에서나 가능할 것만 같았던 지난 어느 날,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강한 신념’ 덕분에 2015년 2월, 결혼한 지 3년 만에 제대로 된(?) 신혼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런던 그리고 ‘신혼여행의 성지’라고 불리는 프라하까지. 마음대로 휴가를 낼 수 없었던 우리는 마침 주말과 설날 연휴를 이용해 4박 6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생애 첫 유럽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히드로공항에서 시내로 출발! 런던 지하철(튜브)를 이용할 때는 오이스터 카드를 사용하면 편하다[사진촬영=김다은작가]

첫 유럽여행에, 게다가 비행기에 타고 있는 시간을 제외하면 일주일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인데, 패기 있게 두 나라를 모두 갈 생각은 도대체 어떻게 했던 건지.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여행은 꽤 비효율적이고 무리였다. 하지만 그 여행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내 인생에 ‘여행’이란 두 글자는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여행자는 말한다. ‘여행은 첫 시작이 어려울 뿐, 한 번 다녀오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훨씬 쉽게 다가온다’라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쉽다’는 말은 아마도 ‘여행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큰마음 먹고 다녀온 여행을 통해 내가 얻은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떠날 수 있는 ‘용기’였다. 머릿속에 여행갈 곳을 생각하고 있다면 이미 ‘여행 시작’이다.

한가로운 런던의 모습도 용기가 아니였으면 불가능했다 [사진촬영=김다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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