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7월 열린 '2023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금융사들이 서민과 청년층, 중소기업을 돕는 다양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키워드는 포용적 금융과 금융접근성 확대 등 ‘상생’에 방점이 찍혀있다. 이에 본지는 금융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상생금융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나눔경제뉴스=정영선 기자] “성장성 있는 기업들에게 자금을 적시에 공급하고, 취약계층·금융소외계층을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경제 곳곳에 막힘없는 혈맥의 기능을 해야 하는 것은 우리금융의 의무입니다.”

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회장으로 올 3월 취임하면서 밝힌 취임 일성이다. 임 회장이 취임 한지도 6개월 지난 지금 그의 행적에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임 회장은 기업금융 명가 재건에도 힘을 쏟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2010년 이전까지 소위 ‘잘 나가던’ 기업금융 명가로서 다시금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전략 발표회’에서 2027년까지 기업대출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미래성장 산업 지원 확대 ▲차별적 미래 경쟁력 확보 ▲조직·인사 등 최적 인프라 구축에 방점을 뒀다.

임 회장은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모든 그룹사를 아우르며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상생금융 프로그램을 실행,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실질적 금융 패키지 제공 등의 내용을 담은 상생금융 3대원칙을 발표,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연간 2050억원 규모의 혜택을 지원했다.

또 지난 4월 정부의 전세 사기 피해자에 대한 은행권 지원 대책 요구에도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나서 5300억원 규모의 주거안정 금융지원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우리은행의 ‘서민금융 대출상품 성실상환고객 원금 1% 감면’ 제도는 지난 25일 금융감독원이 선정해 발표하는 ‘제2회 상생·협력 금융신상품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상생금융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민금융 대출상품 성실상환고객 원금 1% 감면’ 제도는 최근 최근 1년 동안 서민금융대출 상품을 성실하게 이용 중인 고객 약 7만명에게 총 60억원 규모의 감면 혜택을 지원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특히, 고객이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대출원리금 납부 계좌로 기존 대출잔액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캐시백해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함과 동시에 직접적인 금융지원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우리은행은 ‘상생금융 3·3 패키지’ 출시 선언 반년 만에 상품 구성을 마쳤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발표한 ‘우리 상생금융 3·3 패키지’사업의 일환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에게 저금리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는 ‘우리 사장님 생활비 대출’을 지난 25일 출시했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상생금융 패키지를 발표 반년 만에 모두 시행하게 됐다.

이밖에도 우리은행은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최대 500만원까지, 연 5%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청년도약 대출’로 청년층의 금융 부담을 덜어 주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이 '상생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사. [사진=우리금융그룹]


임 회장은 우리은행 이외도 우리금융 계열사들과 함께 정부와의 적극적인 상생금융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6월 카드업계 최초로 ‘상생금융 1호’ 지원책을 발표했고, 우리금융저축은행도 지난 4월 조직 개편을 통해 상생금융부를 신설한 후 햇살론, 사잇돌2 등 상생금융 관련 상품 공급액을 3월말 대비 176% 늘렸다.

이 같은 다양한 상생금융 프로그램 설계·실행 등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는 반면, 실적· 주가 부진 등은 그가 향후 개선해야 할 과제로 드러났다.

올 상반기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농협금융지주에 밀려난 성적표로 5대 금융지주 중 꼴찌다. KB·신한·하나금융은 상반기 순이익이 2조원을 넘겼다.농협금융도 1조7058억원으로 우리금융이 거둔 1조5390억원보다 2000억원 가까이 앞섰다.

이는 기업대출과 이자이익 증가에도 대규모 충당금과 펀드 손실에 따른 부담을 비은행 부문이 비이자이익, 수수료 이익 등으로 상쇄해주지 못한 결과다. 그러다보니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지면서 주가 역시 반등 조짐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이와더불어 지지부진한 M&A도 문제다. 우리금융은 임 회장 주도 아래 물밑에서 증권사, 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현재 매물로 나온 보험사에 대해서는 적정한 인수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 아래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비은행 회사 인수는 임 회장이 취임 후 강조하고 있는 ‘기업금융 명가 재건’과 맞닿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임 회장이 취임 초기에는 상생금융 등에 주력해 금융권 안팎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향후에는 주가 부양, 비은행 사업 재편 등 외연 확장을 어떻게 해 나갈 건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