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피워킹을 앞둔 안내견[사진=삼성]


[나눔경제뉴스=차민수 기자] 삼성의 안내견 육성은 우리 사회 변화에 기여했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보행을 안전하게 안내하고, 언제 어디서나 그들과 함께 해,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독립된 삶을 영위하면서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1994년 안내견 '바다' 분양을 시작으로, 매년 12~15마리를 무상 분양하고 있다. 가장 최근 파트너와 맺어진 '그루'까지 포함하면 2022년 현재까지 총 267마리를 분양했고, 현재 70마리가 안내견으로 활약하고 있다.

현재 활동 중인 안내견의 시각장애인 파트너들 역시 학생부터 회사원,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사회 각계 각층의 사람들과 동행하며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에 기여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안내견 양성과 함께 안내견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안내견 사업이 갓 시작된 90년대 초반에는 안내견과 함께 식당을 찾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할 때 '개'라는 이유로 거부를 당하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 등과 함께 '시각장애 체험', 안내견과 함께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정부와 국회도 장애인 복지 향상을 위해 함께 나서면서 안내견을 동반한 시각장애인이 택시나 버스, 식당, 호텔 등 공공장소에 출입하는 것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할 경우 처벌받게 되는 장애인 보조견 관련 조항이 1999년 '장애인 복지법' 내에 도입됐다.

삼성화재와 시각장애인, 자원봉사자의 노력과 함께 제도적인 변화도 이어졌다.

2012년, 훈련사 및 퍼피워킹 자원봉사자가 훈련과 사회화를 목적으로 편의시설과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같이 법적인 지위를 동등하게 부여하는 법안이 개정되며 안내견 양성을 위한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장애인복지법 40조)

9월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6년에서 8년간의 안내견 활동을 마친 은퇴견들을 축하하며 꽃 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사진=삼성]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나서기 위한 다양한 시도

삼성은 안내견학교를 통한 지속적인 안내견 양성과 보급, 각종 체험및 캠페인 활동 이외에도 다양한 시도를 지속해왔다.

2002년 월드컵에서는 시각장애인도 월드컵의 감동을 함께 느끼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안내견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미국-폴란드 경기에 시각장애인 10명과 안내견을 초청했다.

같은 해 삼성전자가 단독 후원한 부산아시안게임 성화봉송에서는 3명의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성화봉송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었다.

장애인들의 성화봉송 참여는 아시아인의 축제에 더욱 큰 감동과 의미를 부여하는 계기가 됐다.

▶안내견 문화 정착을 위한 사회 각 층의 자발적인 노력 지속

이제 안내견은 기업의 사회공헌 영역을 넘어 사회적 공공재로서 인식되고 있다. 사회의 많은 분야에서도 안내견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자발적인 노력을 해주고 있음

한양대 프로젝트팀 '암행어사'는 올초 안내견 파트너와 자원봉사자가 사회의 모든 곳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마패' 캠페인을 벌였다.

이들은 안내견에 대한 인식 부족과 편견으로 안내견을 동행한 시각장애인들이 출입을 거부당하지 않도록 안내견을 위한 마패를 제작하고, 직접 상점을 돌면서 안내견을 환영하는 메시지를 담은 스티커를 부착했다.

건국대 총학생회는 올해 10월 '흰지팡이의 날'을 맞이해 안내견의 사회적 활동을 지원하는 설명회와 안내견파트너 간담회 등을 개최해 학교와 지역사회에 안내견을 알릴 계획이다.

■우리 사회 '모두의 노력'으로 결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은 1993년 신경영 선언을 기념해 시각장애인 안내견 학교를 설립함으로서 '초일류 삼성'을 향한 변화의 첫 걸음을 사회공헌으로 시작했다.

이 회장은 '진정한 복지 사회가 되려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배려하고, 같은 사회의 일원으로 거리낌없이 받아들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같은 고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삼성은 1993년 체계적인 안내견 양성기관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를 설립했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1994년 안내견 '바다'를 분양한 이래 매년 12~15마리의 안내견을 양성해 시각장애인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이건희 회장은 '동물을 통한 사회공헌' 노력을 인정받아 2002년 세계안내견협회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안내견학교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는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교육하고, 시각장애인 파트너가 안내견을 스스로 관리하고 훌륭한 반려견 보호자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안내견학교에서는 약 한 달 가량의 안내견 파트너 교육과정이 진행되며, 24시간 일대일 케어를 통해 교육을 진행한다.

첫 2주는 안내견 학교에 입소해 교육을 진행하고, 나머지 2주는 시각장애인의 거주지 근처에 숙소를 마련해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모든 생활을 같이 하면서 교육을 진행하게 된다.

삼성은 안내견 분양 교육이 완료된 이후에도 소속 훈련사들을 통해 안내견이 은퇴할 때까지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하고, 무엇보다 안내견과 시각장애인이 서로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안내견 한 마리를 위해서는 훈련기간 2년과 안내견 활동 기간인 7~8년을 더해 꼬박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 자원봉사자의 헌신

이처럼 지난 29년간 안내견과 함께 걸어온 길에는 안내견학교 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의 숨은 조력자들의 노력이 있었다.

강아지와 1년간 함께 생활하는 퍼피워킹 자원봉사 가정은 쉽지 않은 환경에서 강아지를 양육하게 된다.

자원봉사 가족들은 퍼피워킹을 하면서 출입을 거부당하거나, 때로는 험한 소리에 상처를 받으면서 오로지 선한 목적을 위해 매일 고군분투하고 있다.

일명 '사회화' 과정이라 부르는 기간 동안 예비 안내견은 지하철, 버스, 마트와 같은 장소에서 노인과 어린이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일상 속 상황을 경험하고 사람과 사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이를 통해 강아지는 밝고 건강하게 성장하게 된다.

한 가정에서 시작한 '퍼피워킹' 가정이 약 1,000여 가정까지 늘었고, 현재 퍼피워킹을 하고자 신청한 대기 가정이 110여 가정으로 약 2년 간 대기해야 할 정도로 기꺼이 시간과 애정을 쏟겠다는 자원봉사자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은퇴한 안내견의 노후와 죽음을 함께하는 자원봉사 가족 역시 빼 놓을 수 없다.

이 같은 은퇴견 입양 가정은 엄마견·아빠견을 돌보는 번식견 가정과 더불어 누계로 각각 600여 가정과 200여 가정까지 늘었다.

퍼피워킹 가정, 은퇴견 입양 가정, 번식견 가정을 모두 합치면 1,800여 가정에 이르고 있다.

안내견학교의 견사에서 근무한 자원봉사자도 현재까지 총 3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주 1회 이상, 3개월 이상 지속해야 한다는 엄격한 자원봉사자 자격규정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활동해 오며 안내견 양성 과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안내견 양성 과정 중 훈련사가 진행하는 전문 안내견 훈련을 제외한 나머지 과정, 퍼피워킹과 은퇴견 홈케어, 번식견 홈케어는 순수 자원봉사자들의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

또한 자원봉사자이자 때로는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한 이들의 헌신을 통해 30년에 가까운 안내견학교의 역사가 지속될 수 있다.

▶ 정부와 지자체, 정치인의 도움

안내견 사업 정착에 있어서 법과 제도는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부분으로 지난 29년 간 국회와 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의 도움으로 현재와 같은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사업 초창기부터 우리나라에 없던 장애인 보조견 조항 신설에 적극 나섰으며, 수 차례 개정을 통해 법률적 체계를 갖추는데 큰 역할을 했다.

농림부 동물검역본부 역시, 2015년 엄격한 검역기조에도 불구하고 활동안내견의 검역을 간소화는 규정을 신설해 도움을 주었다.

특히, 해외에서 들어오는 개의 경우 수 주의 시간이 걸리는 광견병 항체 검사를 유지하면서도 안내견은 해당 조항에 예외를 신설해 안내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안내견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법률적 보완을 위한 법안 제출을 진행해 왔으며, 최근에도 정부 및 지자체의 안내견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과 안내견 거부 사례 개선을 위한 법안 제출이 이어졌다.

이밖에도 선진 안내견 문화 정착을 위해 다양한 도움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부는 2017년 자연공원법 개정을 통해 국립공원 안내견 출입 문제를 해결했다.

이전까지는 공원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를 포함한 동물을 제한하는 '자연공원법'으로 인해 안내견 동반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2017년 관련법이 개정됨에 따라 안내견을 포함한 모든 장애인 보조견의 원활한 출입이 보장되기 시작했다.

철도법에서도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여행하는 경우 안내견 좌석을 무임으로 제공하고, 국내 주요 항공사를 중심으로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경우 보조견 좌석을 무임 제공하고 기내 탑승이 가능하도록 내규를 통해 보장하고 있다.

경기도, 대전광역시, 충청남도, 서울특별시(동작구, 양천구, 성동구 등), 대구광역시(달성군), 인천광역시, 부천시 등 지방자체 단체도 지방자치 법규에 장애인 보조견을 별도 조항으로 신설해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