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읽어주는 고사성어](3) 결초보은(結草報恩)

남에게 은혜를 입으면 끝까지 갚는다

배태훈 승인 2022.03.31 07:00 의견 0
[아빠가 읽어주는 고사성어] 결초보은(結草報恩)


[나눔경제뉴스=배태훈다함께연구소장] 중국이라는 나라를 알아?

중국이 지금은 한 나라이지만, 아주 오래전에는 여러 나라들이 있었어. 오늘 이야기는 중국이 통일되기 전에 있었던 일이야. 이 시기를 춘추전국시대라고 하는데, 많은 나라들이 서로 많은 땅을 가지기 위해서 전쟁을 했던 시기야.

이때는 전쟁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살기 힘들었어. 힘이 없고 약한 사람들이 살기에는 더 힘들었지.

이 시기에 여러 나라 중에 진(秦)나라의 왕이었던 진환공이 왕이 된 지 3년 되던 해에 이름이 똑같은 진(晉)나라와 전쟁을 했어. 하지만 이기지 못했지. 그 후 7년이 흐른 뒤에 다시 진(晉)나라와 전쟁을 했어. 이때 싸운 곳이 보씨(輔氏)라는 곳이야.

이곳에서 진(晉)나라 장수인 위과가 진(秦)나라 장수인 두회가 큰 싸움을 했어. 두회는 호랑이를 손으로 때려잡는다는 소문이 있을 만큼 훌륭한 장수였어. 두회는 정말 힘이 센 장군이었나 봐. 위과가 정면으로 결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해서 두회의 군대를 염탐하기 위해서 가까이 갔다가 들켰어.

아이고! 적의 기지에서 들켰으면 큰일인데, 위과는 전쟁을 하기도 전에 죽을 수 있겠다.

두회는 위과를 잡기 위해서 말을 타고 달렸어. 넓은 풀숲을 헤치고 나온 두회는 갑자기 말에서 떨어져 나갔어. 풀에 말의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두회가 말에서 떨어진 거였어. 그 덕분에 위과는 두회를 사로잡을 수 있었어. 싸움에서도 크게 성공했어.

어떻게 풀에 말의 발이 걸릴 수 있을까?

위과가 넓은 풀숲을 보니까 풀마다 묶어져 있었어. 누가 왜 풀마다 묶어놓은 걸까?

아빠가 그 이유를 말해줄게.

진(晉)나라에 위무자라는 사람이 있었어. 위무자는 결혼을 하고 아들이 하나 있었지. 하지만 일찍 아내가 죽었어. 위무자와 아들은 너무 슬펐어. 시간이 얼마 흐른 뒤에 위무자는 어린 부인을 맞이했어. 아들은 아빠가 새엄마와 행복하게 지내는 것을 보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위무자가 병이 들었어. 어린 부인은 약을 지으러 갔어. 그 사이에 위무자는 아들을 불렀어. 새 부인을 사랑한 위무자는 아들에게 부탁을 했어.

“아들아! 내가 죽으면 새어머니를 좋은 곳에 시집보내도록 해라.”

새 부인은 위무자를 열심히 간호했어.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위무자의 병은 점점 안 좋아졌어. 위무자는 다시 아들을 불렀어.

“아들아! 내가 죽으며 외롭지 않게 새어머니를 함께 묻어다오!”

이게 무슨 말이야! 살아있는 사람을 함께 묻어달라니! ○○아~ 이게 가능한 일일까?

아주 옛날에 순장이라는 제도가 있었어. 사람이 죽으면 새로운 세상으로 간다는 생각을 했어. 그래서 신분이 높은 사람이 죽으면 아내와 하인들을 함께 묻었어. 새로운 세상에서도 신분이 높은 사람을 섬기라고 한 거야. 살아있는 사람을 죽이는 건 정말 너무해. 이런 일들이 한동안 계속되다가 점점 사라지게 됐어.

그 후로 얼마 되지 않아서 위무자는 숨을 거두고 말았어. 사람들은 모두 슬퍼했어. 아들도 새어머니도 슬퍼했지. 하지만 새어머니는 슬프면서도 걱정이 됐어. 왜냐하면 자신도 곧 남편을 따라서 땅속에 묻힐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야. 위무자의 새 아내는 어떻게 됐을까?

위무자의 아들은 아버지가 마지막에 한 말을 생각했어. 정말로 새어머니를 함께 묻어야 하는지 고민했지. 아들은 새어머니를 순장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시집을 보냈어. 사람들이 왜 순장을 하지 않았냐고 묻자 아들은 이렇게 대답했어.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정신이 흐릿했습니다. 그때 순장을 하라고 말씀하셨지만, 정신이 있을 때 제가 새어머니를 좋은 곳에 시집보내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아! 이전에 아버지가 했던 말이 생각났구나! 새어머니를 정말 사랑했던 아버지가 죽으면 새로운 곳으로 시집을 보내라고 했던 말이야. 위무자의 아들은 정말 똑똑하고 착한 사람이었어. 그렇게 새어머니는 죽지 않고 새로운 사람과 결혼을 했어.

그리고 시간이 한참 흘렀어. 위무자의 아들은 장군이 되어 수많은 전투를 했어. 그리고 오늘 앞에서 이야기했던 보씨라는 곳에서 두회와 싸웠어. 위무자의 아들이 누구인지 알겠지?

맞아! 위과야. 이제 아빠가 풀마다 묶여 있는 이유를 말해줄게.

위과는 두회와의 전쟁에서 이긴 그날 밤 꿈을 꿨어. 꿈에서 한 노인이 나타났어. 이 노인은 위과의 새어머니의 아버지였어.

“위과 장군. 당신 덕분에 내 딸이 죽지 않고 살아서 다른 곳으로 시집을 갈 수 있었소. 내 마음을 다해서 정말 고마웠소. 내 그 은혜를 죽어서라도 갚고 싶었소. 당신이 전투에 참가한다는 것을 알고 말을 잘 타는 두회를 잡을 수 있도록 풀마다 묶어 놓았소. 이렇게 은혜를 갚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요.”

이렇게 말을 하고 사라졌어. 와! 자신의 딸을 살려준 은혜를 갚기 위해서 풀을 묶어놓다니 정말 대단한 거 같아.

이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전해지면서, 결초보은이라는 말이 생겼어. 결초(結草)는 풀을 묶는다는 말이고, 보은(報恩)은 은혜를 갚는다는 말이야. 그러니까, 결초보은(結草報恩)은 풀을 묶어 은혜를 갚는다는 말이야.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다음세대인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꿈을 꾼다. 다음세대 전문 사역자로 ‘다함께연구소(다음세대와 함께하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자녀교육,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을 연구하고 강의를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심리센터 HugMom 자문위원 및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여기는 행복한 가정입니다'(드림북, 2021), '일기동화'(가이드포스트, 공저, 2017)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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