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회장 최종후보군에 포함됐다. [사진=하나금융지주 제공]
[나눔경제뉴스=정희진기자]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들이 사모펀드 사태, 선행매매 등 법률리스크에 휘말린 가운데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정태 회장의 연임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후보군이 대거 법률 리스크에 노출된 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김 회장이 1년 더 리더십을 유지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5일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윤성복, 이하 회추위)는 회의를 개최하고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으로 내부 3명, 외부 1명 등 총 4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내부 후보로는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외부 후보로는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포함됐다.
회추위는 지난 1월 써치펌 선정 후, 14명(내부 9명, 외부 5명)의 후보군(롱리스트)을 정한 바 있으며, 이날 4명의 최종 후보군을 확정했다.
회추위는 후보들에 대한 면밀한 검증을 위해 비전 및 중장기 경영전략, 기업가 정신, 경력, 전문성, 글로벌 마인드, 네트워크 등 사전에 정한 세부 평가기준에 따라 개별 후보들을 평가한 후 총 4명의 최종 후보군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윤성복 위원장은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계획 및 후보 추천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최종 후보군을 확정했다"면서 "하나금융그룹의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한 후보들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향후 최종 후보군에 대한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이고 주총 2주 전까지는 새로운 회장을 확정해야 하는 만큼 이 달 안에 최종 후보 1인이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 차기 회장 거론 후보자들 법률 리스크 연루 부담
김정태 회장과 오랜 기간 투톱 체제를 유지해온 함영주 부회장은 당초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지만 채용비리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데다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 경고를 받은 후 행정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초고속 성장을 이끌어 온 이진국 부회장 겸 대표이사는 금융감독원이 근래 주식 선행매매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아예 후보군 조차 들지 못했다.
(왼쪽부터) 하나금융지주 함영주 부회장, 이진국 부회장 (사진=하나금융지주 제공)
지성규 하나은행장도 차기 회장 후보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제재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회장 자리에 오르기엔 비교적 젊은 나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성호 부행장은 WM그룹장을 겸임하며 다양한 부서를 경험한 내부출신 인물로 다크호스로 불리지만 무게감에서 밀린다는 평가다.
외부 인사인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6년 간 씨티은행을 이끌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내부지지가 약해 불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유력 후보군의 사법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설 것으로 보이는 향후 1년 동안 김 회장이 재신임을 받아 회장직 수행을 이어가는 그림이 힘을 얻고 있다.
김 회장은 3연임에 성공한 뒤 추가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간접적으로 내비쳐왔고 지주 안팎에서도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대내외적인 명분이 생긴 만큼 회사 안정을 위해 김 회장의 재신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현행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 대로라면 회장의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기 때문에 올해 만 69세인 김 회장은 추가 연임을 해도 1년만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나눔경제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