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서호성 행장 내정자, 케이뱅크 구원투수 될까?

비 KT 출신 첫 사령탑, 다양한 금융마케팅 경험
도전장 낸 토스 등 인터넷 뱅킹 거센 3파전 직면

정희진 승인 2021.01.19 17:10 의견 0
케이뱅크 3대 은행장에 내정된 서호성 한국타이어 부사장 [사진=케이뱅크 제공]

[나눔경제뉴스=정희진기자]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하고 퇴임한 이문환 행장에 이어 케이뱅크 새 은행장에 비 KT출신인 서호성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내정되면서 경영공백 상태에 빠진 은행에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 내정자는 다양한 금융회사 경험에 글로벌 감각을 갖춘 전략, 마케팅 최고 전문가로 은행 안팎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15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내외부 후보 인사에 대한 치열한 토론 끝에 서호성 부사장을 3대 은행장 최종 후보로 이사회에 추천했다. 서 후보자는 이른 시일 내 열릴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케이뱅크 3대 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전략과 마케팅 분야 두루거친 전문가

서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카네기멜론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쳤다. 신용카드,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 금융산업 전반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현대카드와 한국타이어 등에서 전략과 마케팅 분야를 총괄한 업계 전문가로 꼽힌다.

1992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베인앤컴퍼니, 이사, 현대카드 전략기획실장, 현대카드 마케팅본부장, HMC투자증권(현 현대차증권) WM사업본부장, 현대라이프생명보험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거쳤다.

서 후보자는 2003년 현대카드에서 전략기획실장을 맡으며 ‘신용카드 대란’ 파동으로 위기에 처한 현대카드 턴어라운드전략을 수행하여 결국 흑자 전환까지 이뤄낸 주역으로 꼽힌다.

2005년엔 현대카드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직하며 M카드 상품성 개선 및 고객 니즈 따른 ‘알파벳 카드’ 마케팅 도입 등으로 기업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는 한편 시장점유율를 크게 높였다.

현대라이프생명보험과 HMC투자증권의 기획을 담당하며 인수합병(M&A) 이후 조직 안정화를 주도하면서 성장 기반을 닦았다. 이후 한국타이어에선 전략기획부문장 및 미주본부장, 전략&마케팅총괄 부사장 등을 지내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웠다.

케이뱅크 본사 [사진=케이뱅크 제공]


케이뱅크 임추위 관계자는 “서 후보자는 금융산업 전반에 걸쳐 풍부한 경험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기업 가치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마케팅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라며, “투자 유치 및 M&A, 글로벌 감각까지 갖춰 추가 증자와 ‘퀀텀 점프’를 모색하고 있는 케이뱅크의 차기 선장으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서 후보자도 “케이뱅크 3대 은행장 후보로 추천된 걸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라며, “혁신을 통해 거듭난 케이뱅크가 시장에서 ‘인터넷전문은행 1호’라는 명성에 걸맞은 가치를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와 격차 좁힐지 관심

현재 출범 5년차에 접어든 케이뱅크는 같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비교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지난해야 비로소 경영정상화의 길에 들어섰다. 물론 케이뱅크의 성장에는 대주주의 법률리스크와 그와 관련된 국회입법과정에서의 논란이 상당기간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이와함께, 케이뱅크 역대 행장들은 모두 KT에서 신사업개발, 사업기획 등을 진두지휘했던 인물들로 취임한 이후 업무를 파악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는 후문이다.

물론 초대 심성훈 행장이 은행의 기반을 닦고 이문환 전 행장은 취임 후 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중단됐던 대출 영업을 재개하는 등 경영을 정상화 궤도에 올리는데 기여를 했다.

그러나,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와의 격차가 너무 커진 상황이고 잠재되어 있던 내부갈등 또한 누적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번 선임에 내부 출신이 아니라 금융권 인사로 분류되는 서 후보자를 차기 행장에 낙점한 데에도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금난으로 한 때 대출 영업을 중단했던 케이뱅크는 지난해 개점 휴업 상태에서 벗어나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흑자 전환은 아직이나 당기순손실을 줄이며 실적 개선도 이뤘다. 중단됐던 대출 영업을 재개하며 경영 정상화 궤도에 오른 뒤 성장 속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중점 과제 중 하나로는 추가 증자가 꼽히고 있다. 추가 증자 규모는 최대 4000억원 대로 알려져 있고, 시기는 이르면 상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케이뱅크는 올해 여신상품 강화와 오픈뱅킹 고도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전월세 대출, 사잇돌 대출 출시 등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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