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진그룹, 제2의 델타항공 찾는다

국내 대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 모색
델타항공 신용등급 하락으로 지분 매각 가능성

차석록 승인 2020.04.03 10:16 의견 0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나눔경제뉴스=차석록기자] KCGI가 지분을 19.18%로 늘린 것을 비롯해 주주연합이 지분율 격차를 벌리는등 주총 패배이후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진그룹도 국내 대기업들과 사업 협력 강화를 통한 한진칼 백기사 구하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이 한진칼 경영권 방어를 위해 국내외 대기업들과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진그룹은 업무상 연관성이 있는 기업들과 사업협력 강화를 나서면서 우호지분을 늘리는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매수로 KCGI주주연합은 지분율이 총 42.74%까지 올라 우호지분을 포함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지분율(42.39%)을 앞서고 있다. 이에따라 임시주총을 열어 승부를 뒤집을려는 주주연합에 맞서 조원태회장도 우호지분을 더 늘려야할 입장이다.

 ▶우호지분확대위해 전략적 파트너 구하기

한진그룹은 재무개선 목적으로 송현동 부지등 유휴자산 및 호텔사업 매각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언급하는 등 관심 업체들과의 사업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한진그룹의 행보가 델타항공및 카카오 경우처럼 전략적 파트너 구하기 일환으로 보고 있다. 

 실제 조원태 회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주총에서 "지배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개선하고, 핵심사업의 역량을 한층 강화해 변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의 유휴자산 및 항공부품 택배 호텔 등에 관심있는 기업들이 적지않다"면서 "코로나19로 한진그룹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진그룹과의 사업 제휴는 해당 기업 입장에서도 기회라면서 "지금 한진그룹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때가 투자적기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주주연합 추가 매수 나설듯

 주주연합은 지난달 25일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한진 주식을 처분해 확보한 실탄 151억원을 한진칼 지분을 늘리는 데 쓸 것으로 보인다. 반도건설도 여유 자금이 충분한 만큼 한진칼 지분 매집에 더 나설 전망이다.

 현재 3자연합이 지난 1월31일 지분 공동 보유 계약을 맺은 뒤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해 경쟁 제한 등에 대한 공정위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최근 한진칼 지분을 16.90%까지 늘린 반도건설은 따로 더 심사를 받아야 하는 부담이 없는 만큼 지분 매입을 계속할 전망이다.

 특히 KCGI가 지분을 19%대로 늘리면서 반도건설도 2%정도의 추가 매수 공간이 발생했다.

▶델타항공 지분 유지도 변수

조원태 회장 백기사인 델타항공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겪고 있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델타항공의 신용 등급을 투자 부적격 등급인 'BB'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델타항공도 발등에 떨어진 불 끄기에 바쁜 만큼 한진칼 지분을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IB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지분을 팔더라도 장내매도 보다는 블록딜 가능성이 더 높아보이며, 우선적으로는 조원태회장의 우군에게 넘길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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