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코로나19 현장] 이탈리아에 울려 펴진 감동의 발코니 합창

발코니에 나와 연주와 합창, 서로를 위로 하며 눈물짓기도
베란다마다 걸린 희망의 깃발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

이상일 승인 2020.03.23 11:13 의견 0
이탈리아 시민들이 발코니에 나와 합창을 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나눔경제뉴스=이상일기자]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전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탈리아는 22일(현지시간) 현재 확진자수 5만 3천여 명, 사망자수 4천여 명에 이르러 중국 다음으로 심각한 상태이다.

이탈리아에는 다음달 3일까지 전 국민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상태다. 여기에 모든 공원까지 전면 폐쇄하면서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하는 것조차 금지하는 고강도 조치가 더해졌다. 이동제한령에 따라 전 국민은 식료품, 의약품 구매, 출근과 같은 업무상의 사유를 제외한 모든 외출이 금지된 상태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자가 격리로 지친 서로를 격려하기 위해 아파트의 발코니에 나와 노래와 연주를 하며 서로를 위로 하면서 힘든 시간들을 견뎌내고 있다.

아파트 베란다에는 무지개 깃발들이 걸려있다. 여기에는 andra-tutto benei (안드라 뚜또 베네) 라는 메시지가 적혀있는데 이는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라는 뜻이다.

발코니마다 걸려있는 무지개 깃발 'andra-tutto benei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

누군가 한 명이 부른 노래를 모두가 따라 부르면서 합창이 되었고 다양한 형태의 플래시몹이 SNS에 연이어 올라오면서 감동과 전율이 전해지고 있다.

로마의 한 아파트에서는 경비원이 마당에서 지휘를 하면 발코니에 나온 입주민들이 맞은편 발코니에 나와 있는 이웃들과 함께 합창을 한다. 시민들은 노래를 부르거나 프라이팬을 두들기기도 하고 악기를 연주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다.

이에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은 “매일 저녁 6시마다 발코니에 나가 함께 노래를 부르자”라고 하면서 시민들을 응원했다.

피렌체에서는 이탈리아의 유명한 테너 마우리치오 마르치니가 매일 밤 자택의 발코니에서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Nessun Dorma”(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불러 많은 이들의 마음에 따뜻한 울림을 주고 있다.

잠 못 잘거야 그 누구도

그대여 나의 사랑 외로운 방에 홀로

사랑과 열망 희망의 별빛 보며 깨어 있다

중략

아침이 밝아오면 마침내 그대는 승리하리라

발코니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테너 마우리치오 마르치니 [사진=페이스북]http://youtu.be/x-X43RQM3Lc

마르치니는 “음악은 고통 받는 사람들을 치유해 줄 수 있다”라며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감동적인 동영상에 네티즌들의 댓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기운을 북돋아 주는 노래다”, “우리는 역경을 이기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등등의 글들이 게시되고 있다.

또한 밀라노의 라스칼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 비올리스트인 다닐로 로시는 “포기하지 말자. 우린 할 수 있다”라며 발코니에서 비올라 연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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