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록칼럼] 기업의 비명이 들리지 않나

정치권은 선거와 표만 보이나

차석록 승인 2020.03.19 21:02 의견 0
차석록칼럼 - 기업의 비명이 들리지 않나 [그래픽=차민수기자]

[나눔경제뉴스=차석록 편집국장] 기업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20여년전 국제통화기금(IMF)위기 때보다도 더 어렵다고 한다. 엄살이 아니다.

항공업계는 부도설이 나오고 있다. 19일 주식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이 하한가로 쳐박히는등 대한항공 진에어 등 대부분의 항공사 주가는 폭락했다. 코로나19사태가 터지면서 반토막 이상 났다.

여행업계는 어떤가. 그 사정은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할일이 없다. 여행객이 없으니 면세점이나 백화점,대형마트들도 울상이다.

대기업들도 안전하지 않다. 자동차업계는 비상이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기아차 조지아공장도 곧 멈춘다. 현대기아차의 2월 중국 판매량은 95%나 급감했다. 완성차업체의 판매 부진은 협력업체들의 연쇄 타격으로 이어진다.

모그룹은 자금난을 넘어 부도설이 퍼지고 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멀쩡한 사업이 추락했고, 코로나19사태가 터지면서 최악의 위기상황으로 이 그룹을 내몰고 있다.

은행들도 비명이다. 금리가 0.75%로 사상첫 0%대 금리가 되면서 은행 수익은 반토막이 났다. 은행들도 주가가 반토막이상 났다. 은행들은 벌써부터 사상최대규모 명예퇴직이나 구조조정설이 나오고 있다.
어느 은행은 대면접촉을 해야하는 부서의 접대비를 90%나 줄였다고 한다. 아예 만나지 말라는 지시나 마찬가지다.
은행처럼 금리로 먹고사는 보험사들이나, 저축은행,캐피탈 등 금융권 전반에 도미노쇼크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기업들이 이러니 올해 취업시장은 이미 얼어붙었다. 아직 대부분의 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수립하지도 못하고 있다. 아예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포기하는 기업들도 속출할 전망이다.

취업 걱정을 하지않던 서울 주요대학의 공대생들도 위기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서울이나 수도권 직장을 골라서 갈 예정였던 서울 소재 사립대 화학과를 졸업한 A군은 아직 취업을 못해서 지방이라도 기회를 주면 갈 생각을 하고 있다.

실제 국제노동기구(ILO)는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촉발된 세계 경제 위기로 일자리 2500만개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정부와 정치권을 보면 화가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상최악의 경영 위기로 몰린 항공사들에 대한 정부 지원 대책을 보면 그렇다.

미국 항공업계는 미국 정부에 약 70조 원의 지원책을 요청했다. 각종 세금도 면제해주거나 유예해달라고 공동성명을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항공업계 요청 수용은 물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즉각 화답했다. 유동성은 곧 지원될 전망이다.

미국뿐 아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국 정부와 국책은행들은 항공사들에 대한 전폭적인 유동성 지원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는 에어프랑스에 11억 유로(1조5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영국도 자국 항공사인 버진애틀랜틱에 10조 원 이상의 금융 지원을 할 계획이다.

특히 독일정부는 루프트한자 등 자국 항공사들에 무제한 금융지원을 선언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지원책은 항공사들을 숨넘어가게 만들고 있다. 항공기 착륙료 일부 감면은 언발에 오줌누기도 되지않는다. 지금은 전폭적인 유동성 지원외에는 답이 없다.

정부는 2월 저비용항공사(LCC)들에 3000억 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책 발표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전달되지 않고 있다. 항공사들은 끙끙 앓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5월이나 되어야 항공사들에 지원자금이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때까지 살아있을 항공사는 없다.

지금은 위기다. 기업들은 피부로 느끼고 있다. 정치권만 모르고 있다. 오직 선거와 표만 생각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첫 비상경제조치로 50조원규모의 서민금융지원책을 발표했다. 서민이나 소상공인들에 대한 정부 지원책도 시급하다. 그러나 기업들을 살리는 순위를 뒤로 밀어서는 안된다. 기업이 무너지면 경제도 무너지고 정권도 무너진다.

지금은 돈을 마구 찍어대더라도 기업의 자금난을 풀어줘야 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지원해줘야 한다. 그것도 신속하게.

저작권자 ⓒ 나눔경제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