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물로 만든 친환경 아이스팩 [사진=매직테이블 제공]
이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따지는 시대다. 소비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착한 기업이 살아남는 시대다.
MZ세대는 구매하려는 제품이나 브랜드가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지, 윤리경영을 실천하는지를 따진다. 단순히 싸고 좋은 물건이 구매를 결정하는 필수조건이 아니다.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가치소비를 한다.
나눔경제뉴스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함께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스티로폼 박스, 플라스틱 포장재 등 과대 포장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유통업계가 포장혁신의 속도를 올리고 있다. 친환경 포장재를 활발하게 선보이며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MZ세대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우리나라 대표 유통 공룡들은 직배송 시스템을 기반으로 친환경 포장혁신의 속도를 올리고 있다.
마켓컬리 친환경 프로젝트 '올페이퍼 챌린지' [사진=마켓컬리 제공]
새벽배송 선두주자 ‘마켓컬리’는 지난해 9월 친환경 프로젝트 ‘올페이퍼 챌린지’를 시작했다. 배송에 사용되는 모든 포장재를 100%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로 바꿨다.
냉동제품 배송에 쓰이던 스티로폼 박스를 종이박스로 대체하고 상품 파손을 막기 위해 사용하던 에어캡(일명 뽁뽁이)을 종이 포장재로 바꿨다. 포장에 사용되는 테이프도 비닐이 아닌 종이 테이프를 사용한다.
뿐만 아니라 마켓컬리는 새벽배송에 사용하는 모든 종이 포장재를 산림경영인증시스템(FSC인증) 제품으로 교체했다. FSC인증은 종이를 만들기 위해 사용된 나무만큼 새로운 나무를 심어 지속 가능한 산림 경영을 지원하는 기업에 부여되는 인증이다.
쿠팡도 친환경 배송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신선식품 배송에 사용되던 스티로폼 박스를 없애고 보냉을 위해 사용하는 PET 아이스팩을 종이 아이스팩으로 교체했다. 쿠팡과 마켓컬리에서 사용하는 아이스팩은 100% 물을 얼린 아이스팩이다.
친환경 배송을 지향하는 SSG닷컴 [사진=SSG닷컴 홈페이지]
SSG닷컴은 새벽배송 고객들에게 친환경 보냉가방 ‘알비백’을 제공한다. 40L 용량에 9시간 동안 보냉이 가능하다. 덕분에 종이, 테이프 등 포장 부자재가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SSG닷컴은 알비백을 사용하면서 일회용 포장용품 약 80만개를 절약하는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반면 택배사와의 제휴 등을 통한 배송 시스템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경우 친환경 배송이 쉬운 일이 아니다. 직접 배송하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대형 기업보다 배송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고 신선도를 유지하고 제품 파손을 막기 위해서는 포장재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매직테이블은 밀키트 업계 최초로 제품 포장재를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바꿨다. [사진=매직테이블 제공]
밀키트 정기배송 스타트업 매직테이블은 밀키트 업계 최초로 제품 포장재를 친환경 플라스틱 박스로 바꿨다. 매직테이블에서 사용하는 박스는 코코넛껍질, 돌가루 등을 넣어 석유화학물 비중을 줄인 플라스틱이다. 뚜껑이 불투명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환경을 위해 과감히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보냉을 위한 아이스팩도 일찌감치 100% 물로 만든 친환경 아이스팩으로 바꿨다.
다만 택배 배송에는 여전히 스티로폼이 사용되고 있다. 냉장 제품을 택배로 배송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스티로폼 대신 종이박스를 사용하면 보냉력이 약해 아이스팩이 빨리 녹고 음식이 상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매직테이블 사업총괄 전완중 본부장은 나눔경제뉴스에 “친환경 포장재로 가는 방향은 고객이 먼저 요구하고 선도한 시대적 흐름이다”라며 “매직테이블도 당장 100% 친환경 구현은 어렵지만 친환경 소재 협력사들과 함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개선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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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경제뉴스
전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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