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읽어주는 고사성어](45)이판사판(理判事判)

이판승과 사판승

배태훈 승인 2023.01.19 07:00 의견 0

[아빠가 읽어주는 고사성어]


[나눔경제뉴스=배태훈 다함께연구소장] 오늘은 종교 중에 불교에 관한 이야기해줄게.

동면이는 이판(理判)과 사판(事判)이라는 걸 알아? 이판과 사판은 불교를 부르던 명칭이었다고 해.

이판은 불교의 교리를 연구하고 그 교리대로 수행하던 승려들을 말해. 그리고 사판은 수행도 하지만, 주로 절의 행정 업무나 살림살이를 돌보던 승려들을 말해.

이판과 사판은 이렇게 절에서 하는 역할에 따라서 불린 이름인데, 점점 절이 커지면서 절을 담당하는 주지가 생기면서 문제들이 생겨났어. 어떤 문제가 생겼을까?

절마다 주지가 생기면서 어떤 절은 이판 출신이, 어떤 절은 사판 출신이 주지가 됐어.

그러자, 절의 주지가 어떤 출신이냐에 따라서 절 안에 있는 승려들이 서로 구분하는 경우가 생겼어.

승려들은 절을 나와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절이 보이면 그곳을 찾아가 밥도 먹고, 잠도 잤어. 승려가 절에 찾아 들어가면, 주지가 이판인지 사판인지 물기 시작했어.

차별을 하려고 한 것 은 아니지만 같은 소속에 있다면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니까 말이야.

이런 일들이 많아지니까, 이제는 승려들이 절을 찾기 전에 주지가 어떤 출신인지 알아보기 시작했어.

같은 출신인 경우에 자신이 편하게 지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지. “이판이에요? 사판이에요?” 이런 물음 때문에 이판사판이라는 사자성어가 나오게 된 거야.

그런데 지금 우리가 이판사판이라고 쓰는 이 사자성어는 원래 의미와는 전혀 상관없는 상황에 서 사용하고 있어. 어떤 상황에 이판사판을 쓰는 지 동면이는 알아?

어떤 일이 하다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뭐라고 해보자는 마음으로 결정 하는 상황을 이판사판이라고 말해. 이렇게 엉뚱하게 사용하는 사자성어가 있는 걸 보면 참 재 미있는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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