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각사 제공]
[나눔경제뉴스=정희진기자] 라임펀드 판매회사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최고경영자(CEO)가 감독당국으로 부터 우려했던 중징계를 통지받으면서 그간 공들여 왔던 ESG 경영에 흠집이 생겼다.
특히, 사회책임뿐만아니라 지배구조에 있어서도 연임 제한이 수반되는 고강도 제재를 받은 만큼 양사는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라임 펀드 판매사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부문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사전 제재 통지문을 보냈다. 라임 사태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직무정지를,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문책경고를 각각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무정지와 문책경고는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5단계(해임권고·직무정지·문책경고·주의적경고·주의) 제재 중 중징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정시 3~5년 동안 금융회사 취업이 불가능하다.
라임펀드 판매액은 우리은행이 3577억원, 신한은행이 2769억원이다. 은행들은 라임펀드의 부실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금감원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오는 25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연다.
▶우리금융, 올해 ESG 경영 원년 선언
우리금융은 새해들어 지주 전환 2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과 슬로건을 선포하고 올해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의 원년으로 선언했다.
ESG경영, 디지털 혁신 등 그룹의 핵심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임직원들이 동참할 것을 다짐했다. ESG경영부를 신설, 우리은행은 기존의 사회공헌부가 'ESG기획부'로 변경해 업무를 전담하고 '탈석탄'도 선언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손 회장에 대한 당국의 제재 통보로 이러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지난해 초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사태와 관련한 문책경고 처분을 받자 손 회장은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며 회장직을 유지했는데, 또다시 수위가 한 단계 더 높은 직무정지 제재를 받게 되면서 3연임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다만, 손 회장은 우리은행장에 대한 직무정지를 받았기 때문에 현재 우리금융지주 회장직을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손 회장이 다시 한 번 소송전에 돌입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여기에, 소송과는 별개로 1년 간격을 두고 연거푸 중징계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거취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손 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 신한금융, ESG경영 최우수기업 명성 훼손
신한금융의 경우 자타공인 국내 1위의 ESG경영체재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에도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9년 연속 선정됐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주관의 ESG 평가에서 6년 연속으로 ESG 통합등급 A+ 를 획득했으며, 지배구조 부문 최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신한금융은 금번 금감원의 제재통지로 그 명성에 흠집이 난 모양새다. 다만, 조용병 회장이 경징계에 해당하는 주의적경고를 받아 그룹 차원의 리더십에 당장 가시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이 주의적 경고를 받은 것에 대해 금감원은 신한금융지주 차원의 '매트릭스 체제'를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복합 점포에서 라임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 신한금융지주가 복합 점포 운영의 관리 책임이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을 이끌며 차기 회장 후보로까지 거명되는 진 행장에 대한 문책경고가 확정될 경우 다른 회장 후보들에 비해 약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진 행장 역시 소송전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진 행장은 지난해 3월 임기 2년 연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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