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텔링] 오늘 며칠인지 스마트폰 봐야 아는 '영츠하이머'

전채리 승인 2020.07.07 14:37 의견 0
영츠하이머는 '젊은(Young)'과 '알츠하이머(Alzheimer)'를 합친 말이다. [그래픽=나눔경제뉴스]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인천에 사는 A씨(27)는 요즘 친구들 연락처를 외우는데 한창이다. 최근 들어 자꾸 깜빡깜빡하는 탓에 왠지 불안한 기분이 들어서다. 

나눔경제뉴스 독자 A씨는 "들었던 이야기가 전혀 기억이 안난적이 많아 이러다 치매가 오는건 아닌지 걱정되어 매주 친구들 연락처를 하나씩 외우기로 다짐했다"고 전했다. 

A씨처럼 건망증을 겪는 20·30대들이 많아지자 '영츠하이머'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영츠하이머는 '젊은(Young)'과 '알츠하이머(Alzheimer)'를 합친 말이다. 말 그대로 젊은 세대들이 겪는 건망증을 뜻하며 디지털 치매 증상을 동반한다. 

20·30대 응답자 10명 중 4명은 '영츠하이머'를 겪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자료=잡코리아/그래픽=나눔경제뉴스]


▲10명 중 4명은 '영츠하이머' 

잡코리아가 지난 2일 발표한 '건망증' 조사에서 20·30대 응답자 10명 중 4명은 A씨처럼 '영츠하이머'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20·30대 남녀 649명 중 43.9%는 영츠하이머라고 답했다. 이 중 53.3%는 평소 겪는 건망증 정도가 '보통' 수준'이라고 답했다. 29.8%는 '심한 편'이라고 했다. '심하지 않은 편'이라는 답변은 16.8%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영츠하이머를 겪는 가장 큰 이유로 '스마트폰·PC 등 과도한 전자기기 사용(51.9%)'을 들었다. 이 밖에도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정신적 요인(46.7%)', '무언가를 외우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조성되다 보니 자연스럽게(42.8%)', '해야 할 일/신경 쓸 일이 너무 많아서(21.1%)' 등이 뒤를 이었다. 

▲원인은 스마트폰? 

#. 서울에서 베이킹 스튜디오를 운영 중인 B씨(30)는 스마트폰 어플에 수업시간을 울려두고 하루에 몇 번씩 확인한다. 저장해 둔 수업 시간이 계속 헷갈려서다. 

B씨는 "수업 시간을 확인하고서는 또 까먹고, 또 확인하고, 반복이다"면서 "그럴때마다 정신차리고 살아야지 다짐한다"고 토로했다. 

B씨가 겪고 있는 '디지털 치매' 또한 영츠하이머의 증상이다.

20·30세대는 일정과 해야할 일 등을 스마트폰에 기록하고, 연락처는 전화번호부에 저장한다. 머릿속으로 충분히 가능한 계산도 스마트폰 계산기를 이용하고 누가 날짜를 물어보면 당연스레 스마트폰 화면을 켜본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수록 뇌기능이 떨어지는 '디지털 치매' 증상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 일상이 스마트화되면서 점점 뇌를 사용해 기억하는 일이 줄어들고 영츠하이머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치매는 의학적인 치매 질환과는 다르다. 기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의존도를 낮추면 쉽게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과음 피해야

이 밖에도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정신적 요인 또한 영츠하이머의 원인 중 하나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뇌가 휴식을 갖지 못하고 기억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길어지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져 기억력 등 인지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여기에다 지나친 음주로 기억이 끊기는 경우도 있다. 짧은 시간에 과음을 할 경우 기억을 입력하는 '해마'가 마비되면서 단기 기억을 저장하는 기억이 저하돼 '블랙아웃(Blackout)' 현상이 일어나는 경우다.

특히 블랙아웃은 디지털치매와는 달리 실제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또 전문가들은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면 치매의 위험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음주는 젊은 치매로 불리는 '초로기치매' 원인의 약 1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초로기치매는 65세 이전에 발생하는 치매다. 

전문가들은 "뇌 전체를 균형있게 사용해야 건망증을 예방할 수 있다"며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 올바른 식습관을 꾸준히 지키는게 좋고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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