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며 사는 사람들] (1) 편의점에서 모은 동전 한 닢 한 닢으로 만드는 기적

편의점에서 모은 동전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조영순 점주

전채리 승인 2020.02.20 17:30 의견 0

나눔경제뉴스는 우리 주변에서 묵묵히 기부와 봉사를 실천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까운 곳에서 찾은 일반인들의 따뜻한 나눔 이야기를 전합니다. [편집자주]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부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조영순 님은 지난 8년째 편의점 고객들의 동전을 한 닢 한 닢 모아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연말, 조영순 점주는 작은 동전들을 모아 이루어낸 결실을 직접 확인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편의점 CU 부천소사본점 조영순 점주 [사진제공=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조영순 점주는 2013년 편의점을 시작하며 ‘사랑의 모금함 캠페인(Change for Good)’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사랑의 모금함 캠페인’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전 세계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시작한 동전모으기 운동이다. 1994년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에서 모은 동전을 시작으로 호텔, 레스토랑, 편의점 등 전국 1만3000여 곳으로 확대됐다.

편의점 브랜드 CU를 운영하는 BGF 리테일은 2011년부터 ‘사랑의 모금함 캠페인’을 함께했다. BGF리테일은 지난 9년간 총 14억원의 기금을 모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전달했다. 

조영순 점주는 계산대 바로 옆에 유니세프 동전 모금함을 비치하고 있다. 고객들이 물건을 구매한 후 남은 잔돈을 직접 모금함에 넣을 수 있도록 했다. 또 고객들이 일회용 비닐봉투를 동전으로 구매할 경우 점주가 그 동전을 모금함에 넣고 있다. 

편의점 CU에서 모인 동전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를 통해 베트남 지역 도서관을 지원하는데 사용됐다. 조영순 점주는 지난 연말 유니세프와 함께 베트남 현지를 방문해 한 푼 두 푼 모인 잔돈들이 어떻게 쓰이는지 직접 보고, 또 도움을 받은 아이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베트남 잘라이성 지역 아이들 [사진제공=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지난해 12월 유니세프와 조영순 점주는 베트남 잘라이성 지역을 4일 동안 방문했다. 잘라이성은 편의점 CU에서 모인 기금으로 도서관 리모델링을 진행한 곳이다. 유니세프는 시설이 열악했던 이 지역 도서관 두 곳을 ‘어린이 친화 도서관’으로 변신시켰다. 

▲다음은 조영순 점주와의 1문1답이다. 

- 안녕하세요? 먼저 나눔경제뉴스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편의점 CU 부천소사본점 점주 조영순입니다. 편의점을 운영한지 8년째 접어들었습니다. 

 

- 먼저, 유니세프 ‘사랑의 모금함 캠페인’은 어떻게 운영하시고 계시나요? 모금함에 기부한 고객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분도 있나요?

가끔 여기에 모인 돈이 진짜 좋은 데로 가는지 아닌지 어떻게 아냐며 따지는 손님이 있어요. 이제 그런 손님들께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정말 좋은 일에 쓰이고 있다고요! 

 

- 방문하신 베트남 잘라이성 지역은 어떤 곳인가요? 

잘라이성은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지역인데요. 주 언어인 베트남어로 정규 교육을 받는 것도 쉽지가 않다고 하더라고요. 부모들도 교육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아 학교나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낯설어 한대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수민족 어린이는 고립된 환경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이 소수민족 어린이들을 위해 어린이 친화 도서관 프로젝트가 시작된 거죠. 

 

- 편의점을 운영하시면서 시간 내기가 힘드셨을 텐데 베트남 현장 방문을 마음먹은 계기가 있으신가요? 

동전을 모으면서 저 또한 의문점을 가질 때도 있었는데 이번에 저에게 현장을 방문할 기회가 왔길래 단번에 오케이 했습니다. 현지 어린이들의 밝은 모습을 보고 돌아오니까 동전 모금에 대해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되더라고요. 손님들께도 제가 보고 느낀 내용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 설렜어요. 자부심도 생겼고요. 정말 잘한 일이라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 베트남에서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이 있다면요? 

우리나라는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가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는 반면 잘라이성 지역에서는 학교가 끝난 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어린이 친화 도서관 방문해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거나 율동을 하는 등 각자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재능을 살려주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 마지막으로 나눔경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우리들의 60년대를 기억해보면 그게  베트남의 현실이더라고요. 카드 사용이 늘면서 동전이 점차 사라지는 게 현실이지만 미래의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눈으로, 마음으로, 행동으로, 10원짜리 동전 하나라도 모금함에 전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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