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경제뉴스=차석록 기자] "당첨된 청약이 취소되었습니다. 2년의 시간이 송두리채 날라갔습니다."
국민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아파트 사전청약이 취소되어 삶의 희망이 사라졌다는 맞벌이 주부의 글에 안타까움이 퍼지고 있다.
7살과 4살 두 아이를 둔 맞벌이 가정의 엄마라고 글을 시작한 이 글쓴이는 "우리는 9년 전 결혼을 하였고, 금수저 집안도 아니었고, 양가 부모님의 지원 없이 임대주택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글쓴이는 여러 번 청약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떨어졌고, 2년 전인 2022년 6월 사전청약-신혼부부 특별공급으로 파주 운정 주상복합 3블록에 당첨되었다고 밝혔다.
글쓴이는 "저와 남편은 너무 기뻐 눈물까지 흘리며,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때쯤에는 안정된 집에서 편하게 지내게 해 주리라 다짐했고, 본청약을 위한 자금을 모으며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계획대로라면 2023년 12월에 진행될 예정이던 본청약이 한 달 전, 2024년 하반기로 일정이 변경되었다는 문자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사업 시행 절차가 잘 진행되고 있었고, 본청약 연기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된 지금 상황에서 그러려니 이해하고 넘어갔다.
그러나, 글쓴이는 2024년 하반기가 시작되기 바로 전인 6월, 시행사의 사업 취소로 당첨 자격이 상실된다는 문자를 받았다.
글쓴이는 "정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고, 저는 아이를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다"고 말했다.
아이가 "엄마 왜 울어?" 하고 묻는데, 저는 울면서 "우리가 살게 될 아파트가 사라졌어." 하고 답하자, 아이가 " 왜 사라졌어? 그럼, 이제 우리 어디서 살아?"
글쓴이는 "사전청약을 한 모든 분은 분양가 상승에 대해 걱정했지, 사업 취소에 대해서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면서 "2년 동안 파주와 일산을 비롯해 수많은 아파트 청약이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지원하지 못한 것에 대한 억울함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말했다.
이제 신혼부부 특공 기간은 지나버렸고, 나이는 들어버렸으며, 그 사이 소득이 올라 앞으로의 청약은 더욱 불리해졌다고 절망감을 나타냈다.
국토부는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의 취소 피해가 더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도 이에 대한 해결책을 검토·논의하기는 커녕 도와줄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앵무새처럼 말하고 있다.
정부에서 만든 정책으로 사전청약에 당첨자를 배출했고 이 제도로 인해 피해자가 발생했는데 국토부에서 아무 책임도 져 줄 수 없다는 게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글쓴이는 말했다.
민간 사전청약뿐만 아니라 공공 사전청약도 본청약이 1년 이상 밀리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분양 시기가 지연되어 분양가가 과도하게 오르는 경우에 이를 보완할 제대로 된 지원책도 부족한 실정이다.
글쓴이는 "이런 실패한 제도를 후속 대책 없이 내놓고 앞으로 발생할 피해도 청약자들이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는 정부,이는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정부가 헌법을 위배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저희가 바라는 건 큰 것이 아니다. 시행사가 누가 되든 당첨 자격만 유지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말을 맺었다.
이에대해, 댓글에는 "정책이 참 그렇긴 하네요, 힘내시기 바랍니다" "사전청약 당첨되고도 다른 본청약들을 도전하셨어야 하는데 안타깝네요"라고 응원의 글들이 올라왔다.
나눔경제뉴스 대표기자 차석록입니다. 좋은 기사를 전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곳곳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 베풀고 나누는 사회적 기업을 조명하겠습니다.파이낸셜뉴스 등 그동안 취재 현장에서 발로 뛴 경험을 젊은 후배들과 공유하겠습니다. 충암중, 명지고, 그리고 중앙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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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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