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동학개미들의 꿈 '카카오게임즈'

전채리 승인 2020.09.01 16:16 의견 0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9일 코스닥 시장 데뷔를 앞두고 있다. [그래픽=전채리기자]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 지난 6월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당시 증거금  2000만원을 넣었지만 단 2주밖에 받지 못한 A씨는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카카오게임즈를 1주라도 더 받기 위해 신용대출 5000만원을 받았다. 

A씨는 이른바 영혼까지 끌어모으며 청약에 나섰지만 청약 첫날 경쟁률을 보고 몇 주나 배정받을 수 있을지 허탈해하고 있다. 

 오는 9일 코스닥 시장 데뷔를 앞둔 카카오게임즈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1479대 1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우며 초대박 상장을 예고했다. 공모가는 밴드 최상단인 2만4000원(액면가 100원)으로 확정됐다.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앞선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진행된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국내 IPO(기업공개) 사상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내외 기관 1745곳이 참여했다.

올 상반기 최대어로 꼽힌 SK바이오팜은 수요예측 당시 83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1일 오후 2시 기준 카카오게임즈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KB증권이 477.1대1 △삼성증권이 376.1 △한국투자증권이 256.3대 1로 집계됐다. 세 곳의 청약증거금을 모두 합하면 총 12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SK바이오팜 청약을 시작으로 공모주 투자에 뛰어드는 개인투자자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재 공모주 청약방식으로는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소액 투자자들이 소외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돈이 돈을 버는 공모주 청약시스템

현재 공모주 청약은 신주배정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행법상 유가증권시장 또는 코스닥 시장에 기업공개를 진행하는 대표주관사는 공모주식의 20% 이상을 개인투자자에게 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배정 방식에 대한 제한은 없다. 다만 흥행에 실패할 경우 상장사가 실권주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관사는 증거금을 많이 내야 공모주를 받아갈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청약 경쟁률이 높을수록 소액투자자들이 배정받을 수 있는 물량은 적다. 

▲'동학개미' 위한 대책 나올까? 

 지난달 27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기업공개 과정에 대해 "청약증거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 많은 물량을 배정받는 현행 개인투자자 간 배정 방식은 고액 자산가일수록 유리하게 작용해 개선이 필요하다"며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기회 확대를 시사했다.  

이미 금융 당국은 신용융자 금리 인하 요구와 공매도 금지 연장 등 개인투자자를 위한 다양한 개선책을 도입한 바 있다. 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날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개인 투자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국내 증시를 끌어올리면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키도 했다. 

 이렇듯 국내 증시는 개인투자자들이 날로 존재감을 과시하며 공모주 청약 제도 개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공모에서 미달이 나면 청약 주관 증권사가 미달 물량을 모두 떠안는 구조상 쉽게 제도가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나눔경제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