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이 빠진 낯선 모임..코로나19에도 끄떡없는 소셜살롱

전채리 승인 2020.06.16 17:57 의견 0
크리에이터클럽은 '새로운 사람과 나누는 비일상적 대화'를 주제로 한 소셜살롱이다. [사진=크리에이터클럽 홈페이지]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해 22만원을 내고 크리에이터클럽에서 활동했다. 취향이 맞는 또래의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즐거움을 찾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망설이고 있지만 나가지 않으면 무료할 거 같아 고민중이다. 

 A씨처럼 모여 글을 쓰고 토론도 하는 20,30대가 늘고 있다. 독후감을 쓰는 사람들도 있고 낯선이들이 모여 그림을 그리는 모임도 있다. 바로 '소셜살롱'이다. 

17세기 프랑스 상류사회 사교 모임에서 시작된 살롱(Salon) 문화는 최근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 출생한 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취향에 따라 주제를 선택하고 3~4개월 단위로 운영되는 모임에 가입비를 지불한다. 'OO씨' 대신 서로의 이름 뒤에 '님'을 붙여 'OO님'이라고 부르며 낯선 사람들과 만나 생각을 나눈다.

기성세대라면 '왜?', '뭐가 있길래 돈을 주고 저길 가지?'라고 할법하지만 MZ세대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오늘도 살롱을 찾는다. 

전례없는 코로나19 사태로 위기를 마주하기도 했지만 일부 소셜살롱에서는 '온라인 살롱' 문화를 선보이며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트레바리 회원 후기 [사진=트레바리 홈페이지] 

▲독서모임 트레바리 

트레바리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사교 모임이라고 할 수 있다. 살롱문화의 대표 격이다. 

2015년 소규모 독서모임으로 시작한 트레바리는 지난해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패스트인베스트먼트로부터 5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가능성을 증명했다. 

 트레바리는 4개월 단위의 유료 멤버십을 운영 중이다. 의과대학 교수가 진행하는 코로나19를 주제로한 모임부터 영어 원서를 읽는 모임, 책과 영화를 함께 이야기하는 모임까지 문학, 철학, 경제 등 광범위한 주제별 모임을 운영한다.

 회비는 19~29만원 선이다. 저렴하지는 않지만 몇몇 클럽들은 모집을 시작하자마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취향에 맞는 독서모임에 가입한 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 정해진 책을 읽고 모여 3~4시간 동안 책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회비를 지불했더라도 400자 이상의 독후감을 모임 이틀 전까지 제출하지 못하면 모임에 참여할 수 없는게 트레바리의 룰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랜선 트레바리'라는 온라인 독서모임도 새롭게 선보였다. 매주 온라인으로 독후감을 공유하고 다른 회원들과 의견을 나누는 방식이다. 

트레바리는 현재 7~10월 시즌 멤버를 모집 중이다. 

문토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모임 [사진=문토 홈페이지]


▲취향으로 소통하는 문토 

문토는 '묻고 답하다'라는 뜻이다. '취향이 통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2017년 3월 스무 명 정도의 회원으로 시작한 문토는 4년여만에 어느덧 50여개의 모임으로 성장했다. 

'인생 맥주' 만들기, 재즈 클럽 찾아가기, 와인 시음하기, 모여서 글쓰기 등 취향별 다양한 주제를 놓고 격주로 만난다. 회비는 3개월에 최소 19만원부터 시작하며 주제에 따라 가격은 상이하다. 

최근 문토 역시 온라인 살롱을 선보였다. 온라인 멤버십은 월 3만9000원으로 오프라인 모임보다 비교적 저렴하다. 무제한 온라인 모임과 오프라인 모임 1회로 구성된 온오프 문토 멤버십도 있다. 

멤버십 회원들의 크리에이터클럽 이용 후기 [사진=크리에이터클럽 홈페이지]


▲나이도 직업도 묻지 않는 크리에이터클럽 

크리에이터클럽은 '새로운 사람과 나누는 비일상적 대화'를 주제로 한 소셜살롱이다. 나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대화하고 글을 쓰는 모임이다. 

첫 모임에서는 나이도, 직업도 공개하지 않는 점이 크리에이터클럽의 특징이다. 

멤버십은 대화팀과 쓰기팀으로 나뉘어진 커리큘럼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정규모임은 3개월 단위로 2주마다 총 6번이고 시즌 회비는 22만5000원이다.

크리에이터클럽은 정규모임 외에도 어플을 통해 회원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주제를 정하고 만남을 주최할 수 있는 '크클링'과 원데이클래스로 진행되는 '더모임' 등 회원끼리 더 많은 주제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중간 매개체 역할도 맡고 있다. 

현재 7~9월 시즌 멤버를 모집 중이고 온라인 모임은 운영하지 않는다. 

16일 크리에이터클럽 홍보 담당자는 코로나19 타격이 있었냐는 질문에 "4월부터 6월까지 진행되고 있는 이번 시즌에는 회원수가 줄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임 광고와 참여 유도에 있어서는 비교적 소극적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또 크리에이터클럽은 나눔경제뉴스에 "아직은 온라인 모임을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모임 성격상 오프라인에서 얻는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안전하고 재미있게 모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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