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마이데이터 전쟁..누가 더 유리할까?

금융사보다 고객 접근성 높은 IT기업 유리
개인자산관리(PFM) 시장 새롭게 열려

전채리 승인 2020.06.04 14:06 의견 0
오는 8월 5일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리면 데이터의 주인은 회사, 기업이 아닌 소비자, 개인이 된다. [그래픽=나눔경제뉴스]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직장인 A씨는 은행 3곳, 보험회사 3곳, 카드회사 3곳을 비롯해 통신사 까지 본인 자신이 어디에 얼마나 가입해 이용하고 있는지 잘 모를 지경이다. 그때마다 일일히 메모해놓은 수첩을 뒤져서 통장번호나 카드 비밀번호 등을 확인하고 이용해 번거롭다 못해 헷갈릴 지경이다.

 그런데,새로 출시되는 B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동의하면 B카드사 결제 대금과 C보험사에 나가는 실비보험료, D저축은행에 들어둔 적금에다 E통신사 요금까지 모두 한 눈에 보고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즉, 똑똑한 금융비서를 한명 두는 셈이다.

"이제 데이터의 주인은 기업이 아니라 개인." 

지난 1월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데 이어 오는 8월 5일에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행된다. 

이제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리면 데이터의 주인은 회사, 기업이 아닌 소비자, 개인이 된다. 

개인정보 통합관리하는 마이데이터서비스

마이데이터 사업은 신용정보법 개정안이다. 

마이데이터는 금융회사, 공공기관 등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개인 정보를 하나로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가입하면 각각의 금융사, 금융기관에 일일이 접속하지 않아도 모든 계좌내역과 결제 내역 등을 한눈에 보고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리면 금융정보 주인이 금융회사가 아닌 금융소비자, 개인이 된다는 의미다. 

마이데이터 사용자는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고 사업자는 고객 정보를 통합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은행이 아닌 회사도 고객이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동의하면 다른 회사, 기관에 가입되어 있는 고객 정보를 모두 볼 수 있게 된다.

 반대로 회사가 보유한 고객 정보를 다른 회사에 똑같이 공개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불리할수도 있다. 

이렇다보니 금융회사뿐 아니라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진행한 마이데이터 관련 사전 수요조사에서 총 116개 회사가 사업 진출을 희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조사에서 은행, 금융투자사, 보험사 등 금융회사가 47.5%(55개)로 가장 많이 손을 들었다고 밝혔다. 또 IT기업, 신용평가(CB)사, 통신사 등 비금융회사가 35.3%(41개), 핀테크 핀테크 기업이 17.2%(20개)로 뒤를 이었다. 

이달 출시 예정인 '네이버통장'은 연 3%의 수익률을 자랑한다. [사진=네이버]


'빅테크기업' 경쟁치열..접근성이 경쟁력 

'빅테크' 기업으로 불리는 대형 핀테크 기업들의 경우 회원수 확보와 서비스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출시하며 빠르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매달 4900원을 내면 네이버페이로 결제 시 최대 5%를 추가 적립해 주는 유료 회원제 서비스다. 여기다가 네이버 웹툰, 동영상, 클라우드 등 네이버 콘텐츠까지 부가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이달에는 '네이버통장(종합자산관리계좌·CMA)'도 출시된다. 네이버통장은 연 3%의 수익률과 3%의 포인트 적립 등 파격적인 혜택을 담았다. 

카카오의 카카오페이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한 달 여만에 가입자 200만명을 끌어 모았고 '카카오페이 인증'은 지난달을 기준으로 이용자 1000만명을 확보했다. 

반면 기존 금융회사들의 경우전담부서를 꾸리거나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등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또 외부 컨설팅을 추진 중이거나 그룹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구축에 나선 곳도 있다.

업계에서는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리면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개인자산관리(PFM) 시장이 새롭게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치열한 주도권 전쟁이 예고되지만 기존 금융사보다는 고객 접근성이 높은 IT기업들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작권자 ⓒ 나눔경제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