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말보다는 효과낼 '부동산 PF' 정책 필요

PF 대출 금리 20% 육박, 기업들은 비명

정영선 승인 2023.04.21 08:00 의견 0
나눔경제뉴스 정영선 기자


[나눔경제뉴스=정영선 기자] “뱅크런도 심리인데 불안 심리가 커지면 고객들은 언제든지 옮겨간다.“

한 금융권 관계자가 최근 불거진 저축은행 악성루머 사태에 대해 기자에게 한 말이다.

지난 12일 저축은행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이 PF에서 1조원대의 손해를 입어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란 악성 ‘찌라시’가 돌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관련 루머는 가짜 뉴스로 판명됐다.

하지만 악성 루머의 대상이 부동산 PF가 유난히 많은 곳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저축은행은 2011년 부동산 PF 부실 문제로 뱅크런을 겪었고, 지금도 고위험 PF 대출 비중이 높아 PF의 ‘약한 고리’로 지목된다.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와 후분양 관련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85%, 65%에 이를 정도로 금리 급등에 취약한 구조다. 또 다수 사업장이 시공능력 200위권 밖 시공사로 구성돼 있어 문제로 꼽힌다.

저축은행의 전체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0조원을 넘었고, 연체율도 급증하는 추세다. 저금리 기조 속 너도나도 부동산 PF 대출에 뛰어들었다가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연체율이 급등하고 부실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부동산 대출시장의 ‘큰 손’으로 통하는 새마을금고의 경우 올해 1월 기준 부동산 PF대출 규모가 5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PF대출이 많은 만큼 연체율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고 부실화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가계 부채가 1900조원에 이르고 2금융권의 115조원대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요즘, 부실 금융사는 금융시스템 위기의 '도화선'이 될수 있다. 금융소비자의 불안감은 뱅크런으로 이어져 금융사가 도산할 수 있고, 최종적으로 금융시스템의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 같은 시기에는 금융당국이 최악의 시나리오와 예기치 않은 변수들을 가정해 선제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금융지주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부동산 PF발 부실 위험은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부동산 PF )부실 우려는 크지 않지만 300~500개 사업장을 세밀하게 관리하고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PF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었다. PF를 추진하는 기업의 대표는 "PF의 대출금리가 18%에 달한다. 그나마 받을 수 있으면 다행이다"고 말한다.

금융당국 수장들의 말보다는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이 더욱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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