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위기일수록 협력사와 동반성장 나서야"

삼성전자, 기술이전및 창업생태계 활성화
LG전자, 특별금리 적용 등 협력사 금융지원 확대

차민수 승인 2023.03.14 07:30 의견 0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2022년 11월 8일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부산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나눔경제뉴스=차민수 기자] "협력회사가 잘 되어야 우리 회사도 잘 된다."

지난해 10월 회장에 취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취임 첫 행보로 협력회사 '디케이'를 방문했다.

이회장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상생협력 현장을 가장 먼저 찾은 것이다.

'디케이(DK)'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와 28년간 함께 해 오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해오고 있다.

디케이는 삼성과 거래 개시 당시 매출 7.5억 원, 직원 10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매출 2000억원대, 직원도 700명이 훌쩍 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국내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외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국내 가전시장 성장률 추이[그래픽=GfK]


가전시장,코로나19 특수 사라져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기업 GfK에 따르면 코로나 기간 큰 성장세를 보였던 가전 시장은 2021년에 정점을 찍고 2022년 10%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국내의 대표 가전제품 27개를 기준으로 분석한 것으로, 주요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을 포함한 수치다.

2020년과 2021년, 코로나로 이례적 성장을 기록한 가전 시장은 2022년부터 엔데믹과 함께 코로나 특수가 사라지며, 기저 효과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이에 더해 코로나 장기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고물가로 가계 지출 부담과 경기 침체 예상이 커지면서, 급속히 냉각된 소비 심리가 경기 민감도가 높은 내구재인 가전제품 시장을 더 크게 위축시켰다.

특히 상반기 -5%의 다소 완만한 하락을 보였던 시장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기준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2022년 하반기에는 -16%의 성장률(2021년 하반기 대비)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이태원 사건의 추모 분위기로 유통사들의 연말 대형 할인 행사들이 대폭 축소되면서 하락 폭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제품군별로 보면, 가장 크게 하락한 제품군은 대형 가전이다. 2021년 대비 1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제품 가운데서도 판매 단가가 높고, 교체 주기가 긴 대형가전제품들이 코로나 시기에 보복 소비 등으로 교체 수요가 미리 앞당겨 일어난 영향이 하락 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또 부동산 경기 악화로 주택 매매와 이사가 감소한 영향도 대형 가전 수요를 하락시킨 원인으로 작용했다.

GfK 유통서비스팀의 신혜미 연구원은 “엔데믹과 함께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안에 따른 소비 감소로 가전 시장은 2022년에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지만 2019년과 비교해 보면 여전히 시장은 코로나 이전보다 5% 증가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 이는 전반적인 하락 속에서도 코로나 이후에 변화된 소비자의 니즈와 라이프 스타일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으며 시장을 유지하는 제품들과 브랜드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경남 창원에 위치한 가전 부품 협력사에서 생산성 향상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 협력사에 특별 감면금리 적용

LG전자 협력사 (주)성진일렉트론은 상생협력펀드 특별 감면금리를 적용 받아 일반 금리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대출자금을 지원받았다. 이 회사 이동준 대표는 “특별 감면금리로 설비투자 비용 부담이 낮아져 경영안정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처럼 협력사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금융지원을 확대하며 건전한 기업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기업대출 일반금리에 특별 감면금리를 적용한 ‘상생협력펀드’를 운영한다.

물가 및 기준금리가 급등한 가운데 협력사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LG전자 상생협력펀드를 이용하는 협력사는 특별 감면금리를 추가로 적용 받아 시중 대비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올해 LG전자는 특별 감면금리 지원을 위해 시중 4대 은행을 대상으로 입찰을 실시, 금리 감면폭이 가장 높은 은행과 상생협력펀드를 조성했다. 이는 지난해 금리 감면폭 대비 2배 이상 수준이다.

LG전자는 지난 2010년부터 시중은행과 예탁·출연금으로 조성한 2,000억 원 규모 상생협력펀드를 운영하며 경영 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에 저금리로 대출을 지원해 왔다. 재작년부터는 3차 협력사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LG전자는 협력사에 대한 무이자 직접 자금 지원도 지속하고 있다. 신규 및 자동화 설비투자를 필요로 하는 협력사에 매년 400억 원 규모 자금을 제공해 왔다.

또 수출입은행과 함께 ‘해외동반진출 파트너십’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난해의 경우 16개 협력사에 해외 동반진출 자금 약 1,100억 원을 우대금리로 지원했다. 지원 금액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LG전자는 협력사가 대금 결제일에 조기 현금화로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상생결제시스템도 적극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차 협력사 150여 곳이 상생결제를 이용했다.

LG전자가 1차 협력사에 지급한 대금이 2차 이하 협력사로 전달되는 비율인 상생결제 낙수율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12.7%다. 지난해 LG전자 상생결제시스템을 통해 대금결제를 지원받은 2·3차 협력사는 1,100여 곳에 이른다.

LG전자는 2차 이하 협력사도 직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상생결제를 도입한 1차 협력사에는 정기평가 시 가점 부여, 상생협력펀드 신규 대출·한도 확대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상생결제 우수기업’에 2021년 10곳, 지난해에는 15곳의 1차 협력사가 포함되었다.

한편 LG전자는 협력사와의 상생을 위해 ▲경쟁력 강화 ▲차세대 기술 개발 ▲자금 지원 ▲교육 지원 ▲인프라 개선 등 5대 상생과제를 기반으로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LG전자 글로벌오퍼레이션센터장 왕철민 전무는 “협력사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금융지원 확대는 물론, 1차 이하 협력사까지 상생의 온기가 전달될 수 있도록 다양한 협력방안 모색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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