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은행들이 뭇매를 맞는 이유
"선제적 사회공헌 아쉬워"
정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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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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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경제뉴스=정영선 기자] “은행도 기업인데 이윤으로 노사 합의에 따라 성과급, 퇴직금을 받은 것이 이렇게까지 비난받을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한 은행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은행권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리급등기에 예대금리차 공시, 선제적 대출 금리 인하, 각종 수수료 면제 등은 물론 채권시장 경색 국면에선 95조원에 이르는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까지 수행했지만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에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이자수익은 39조6735억원이다. 전년(33조494억원)보다 20%나 늘어났다. 당기순이익도 15조8506억원으로 전년(14조5428억원) 대비 9% 급증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은행들의 역대급 실적은 한국은행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덕에 이자이익이 크게 불어난 영향이다. 은행들은 수익 90%를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차이)으로 챙겼다. 이자 수익 비중이 60%대인 선진국 은행들과 비교해봐도 높다.
반면 19개 은행의 2021년 사회 공헌액은 순익 대비 6%에 머물러 직전 연도의 9%에 비해 외려 줄었다.
지난해 임직원 성과급은 1조3823억원에 달했다. 전년(1조193억원) 대비 35%나 늘었다. 통상 은행권의 성과급은 발생년도 다음해에 성과 평가에 따라 확정 지급되는데 5대 시중은행의 올해 성과급은 사상 최대로 전망된다.
서민들은 대출금리 인상 충격을 고스란히 맞았다. 특히,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한 청년, 신혼부부 등은 은행빚 상환에 좌절하고 있다.
은행도 민간 주주로 이뤄진 사기업인 만큼 이윤추구 행위를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공공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은행들이 곱지 않은 외부 시선에 금융취약 계층이나 사회공헌 방안을 쏟아내고 있지만, 가슴에 와닿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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