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돈보다 신뢰 잃은 금융사 횡령사고

은행들, 내부 감시시스템 제대로 작동해야
금융당국은 사전 예방 감독에 힘써야

정영선 승인 2022.05.28 19:31 의견 0

나눔경제뉴스 정영선기자


[나눔경제뉴스=정영선기자] 최근 서울 송파경찰서는 송파중앙새마을금고 직원인 50대 A씨를 횡령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 16년간 고객의 예금과 보험상품을 해지하고 돌려막아 약 4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고객들의 예금 등을 오랜기간 횡령해 오던 중 최근 은행권에서 유사한 문제가 연이어 적발되자 압박감을 느껴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A씨는 기존 고객들이 가입한 상품 만기가 다가오면 신규 가입자들의 예치금으로 이를 지급하는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을 써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엔 우리은행 직원이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터졌다. 우리은행 본점에서 근무하던 기업개선부 소속 차장급 직원이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회사 자금 약 614억원을 횡령했다.

횡령금 대부분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했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에 우리은행이 돌려줘야 할 매각 대금의 일부로 파악됐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신한은행에서도 부산지점 직원이 2억원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에 이어 서민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에서도 횡령 사태가 발생하면서 고객들 사이에서는 믿을만한 금융 회사가 없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횡령 사건이 계속 터지는데, 은행을 어떻게 믿고 돈을 맡기냐”는 것이다.

고객과 은행 사이에 내 돈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가 무너진다면 은행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 이번 횡령 사건 여파로 "주거래 은행을 다른 곳으로 바꾸겠다"는 우리은행 고객도 나온다. 600억원을 잃은 것보다 더 뼈 아프다.

은행은 고객 신뢰로 먹고 산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객의 권익 보호와 금융범죄 예방을 위해 진심을 다해야 한다. 이번 사고 금융사들외에도 모든 금융사 모두가 내부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시스템을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한다.

금융당국도 책임이 자유로울 수 없다. 감독기구의 관리와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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