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경제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에 기대

RCEP 참가국 전 세계 비중 30% 달해
농산물 추가 개방 최소화로 영향 미미
협정국간 관세 문턱 낮춰 교역 활성화

최유나 승인 2020.11.15 18:45 의견 0
15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아세안 10개국, 뉴질랜드, 호주 등 15개국이 화상으로 열린 RCEP 정상회의에서 협정문 서명식을 가졌다.[그래픽=최유나기자]


[나눔경제뉴스=최유나기자] #인도네시아로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업체의 경우 현재 최고 40%의 관세를 내야만 한다. 하지만,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발효되면 관세가 0%까지 줄어들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에 서명하면서 경제계는 환영과 함께 기대를 나타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는 가운데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이번 협정 참가가 세계 교역 위축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고 경제활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한·중·일 등 15개국 협정 서명

15일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아세안 10개국, 중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 15개 협정 참가국 정상들은 화상으로 열린 RCEP 정상회의 및 협정문 서명식에 참석했다.

RCEP 참가국의 무역규모, 인구, 총생산(명목 GDP)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이번 협정은 협정국가들간에 관세 문턱을 낮춰 교역 활성화를 이뤄내자는 취지다.

지식재산권 보호와 경제기술협력 등 여러 방면에서 혜택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스파게티 볼'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 스파게티 볼 효과는 접시 안에서 얽혀 있는 스파게티 가닥처럼 나라마다 다른 원산지 규정과 통관 절차 등으로 기업이 FTA 혜택을 받기 어렵게 됨을 의미한다.

이날 참가국들은 또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무역 투자시스템 구축을 위해 이번 협정이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제4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및 협정 서명식에 참석해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정문 서명 후 협정문을 펼쳐 보이는 가운데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공동성명에는 추가적 시장개방과 전반적인 무역규범 정비가 참가국들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으리라는 평가도 담겼다.

정상들은 RCEP이 조기에 발효될 수 있도록 국회 비준 등 국내 절차를 조속히 추진하자는데 공감대를 이뤘다.

청와대는 "RCEP 서명으로 국가간 경제협력 강화, 한국 산업의 고도화 등을 모색해 코로나 극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산물 추가개방 최소화

이날 협상 결과, 농산물은 이미 체결된 FTA(한·중, 한·호주 등) 대비 추가 개방을 최소화했다.

특히 핵심 민감품목인 쌀·고추·마늘·양파·사과 등과 수입액이 많은 민감품목을 양허제외로 보호했다. 핵심 민감품목인 쌀은 513%, 고추 270%, 마늘 360%, 양파 135%, 사과 45%, 배 45%의 관세가 기존대로 유지된다.

우리나라의 연간 수입 농산물 수입 규모는 340억달러다. 이번 협정에 참여한 14개국에서 수입되는 농산물은 연간 130억달러 규모다. 이번 협정으로 개방되는 품목의 수입액은 3억달러 수준임을 감안할 때, 추가적으로 관세가 낮아지는 품목은 전체 수입액의 1% 수준이다.

중국과는 기존 협정 대비 녹용과 덱스트린(변성전분)을, 호주에는 소시지 케이싱만을 추가로 개방했다. 뉴질랜드와는 추가 개방 없이 협상을 마무리했다.

신규 FTA 체결의 효과가 있는 일본과는 품목수 기준 자유화율 46%로 농산물 시장개방 협상을 마무리했다. 일본산 청주에 적용되던 15% 관세가 향후 15년간 제로화되고 30% 관세가 부과된 맥주는 20년간 관세가 철폐된다.
정부는 관련 법률에 근거해 이번 협정에 대한 영향평가를 추진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필요시 피해산업 분야에 대한 국내 보완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경제계, "글로벌경쟁력 강화 도움"

경제계는 이날 "이번 협정은 인구 22억 6000만명,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에 달하는 아세안, 태평양 지역 15개 협정 참가국의 무역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경영계는 이번 협정 타결이 자유무역의 확대를 통해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펜데믹 위기를 공동으로 극복하고 경제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RCEP가 새로운 자유무역 블록의 확장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한·아세안 FTA에 없던 전자상거래 부문이 도입되어, 안정적인 거래 환경을 조성해 국제 규범의 선진화 도모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식재산권과 전자상거래 관련 무역규범 도입도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서명을 계기로 향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해 무역 영토 확대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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