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신선나또 공장 발효실 전경과 발효가 완료된 나또를 포장을 위해 옮기는 모습 [사진=풀무원 제공]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한국형 나또 만든다". 풀무원이 발효실 내 온도 편차를 줄여 나또 품질을 높이는 특허를 취득했다.
23일 풀무원은 ‘온도 편차가 저감된 발효실의 설계(등록번호 10-2098206)’ 특허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해당 특허는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발효실 내 온도 편차를 줄여 나또 품질을 높이는 기술 특허다.
이로써 풀무원은 우리나라 기후에 맞는 기술이 적용된 '한국형 나또'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또 이번 특허는 풀무원이 나또로 취득한 최초의 특허로 기록되며 의미를 더했다.
풀무원 국산콩 생나또 제품 [사진=풀무원 제공]
▲'한국형 나또' 만들기
‘온도 편차가 저감된 발효실의 설계' 기술을 적용해 완성된 CAS 발효실(Controlled Air-Stream Fermentation Room)에는 기류를 사각지대까지 보내는 벽간섭 장치(3단), 출입문 벽체 단차를 줄여 와류를 해소하기 위한 스크린 도어가 설치됐다.
그 결과 발효실 내 기류가 개선되어 온도 편차가 크게 줄었고 이를 통해 균일하게 발효된 나또가 생산되고 있다.
이번 특허는 강원대학교 산학협력단(식품생명공학과 윤원병 교수)과 함께 취득했다. 풀무원은 강원대 조언을 받아 발효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분석했고, 모델을 실물로 제작해 기류 시뮬레이션의 타당성을 검증했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규 발효실을 설계했다.
나또는 콩을 발효한 식품으로 ‘발효기술’은 제품의 품질과 직결된다.
풀무원은 지난 14년간 한반도 기후 특성에 맞는 최적의 나또 발효 조건을 찾아 이를 토대로 최첨단 나또 발효실을 만들어 ‘한국형 나또’의 표본을 정립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고 계절별 온도, 습도 편차가 큰 환경으로 나또를 균일하게 발효하기 어렵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나또는 일본에서 유래한 발효식품이다. 기후가 다른 환경에서 쌓은 일본의 발효 노하우를 우리나라 나또 제품에 그대로 적용하면 최상의 품질이 구현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기후에 맞는 조건을 별도로 적용해야 하고 국내 나또 제조사들을 어려움을 겪어 왔다.
나또는 발효 과정에서 온·습도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지나치게 발효되거나(과발효), 발효가 덜 되는(미발효)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과발효된 나또는 아미노산 성분이 딱딱하게 뭉쳐 모래알을 씹는 것 같은 식감으로 변해 취식 만족도를 크게 떨어뜨린다. 따라서 제대로 된 ‘한국형 나또’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후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필수다.
충청북도 괴산군에 위치한 풀무원 신선나또 공장 [사진=풀무원 제공]
▲풀무원의 14년 노하우
풀무원은 지난 2006년 나또를 생산하기 시작한 이래 14년간 차곡차곡 쌓은 데이터를 토대로 최적의 발효 조건을 설정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공기의 흐름을 아주 세밀하게 파악해 최적의 나또 발효실 규격을 설계했다.
기존 발효실은 위치에 따라 크게는 6~7℃까지도 온도 편차가 발생했지만 특허 기술을 적용한 새 발효실의 온도 편차는 1.5℃ 이내로 줄었다.
현재 풀무원의 모든 나또 제품은 이번에 특허를 획득한 새 발효실에서 발효과정을 거친다.
또한 2018년 300억 원을 투자해 충북 괴산군 사리농공단지에 신선나또 공장을 신축하고 2019년부터 새 발효실에서 나또를 본격 생산했다.
같은 해 나또 생산이력시스템도 구축했다. 발효 과정을 모니터링하여 발효공정을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 클레임이 발생했을 경우 생산과정을 바로 추적해 문제가 발생한 발효실을 찾아 빠르게 조치할 수 있게 됐다.
풀무원기술원 발효식품팀 임이종 팀장은 “온도 편차가 저감된 발효실을 설계하면서 온도 편차를 2℃ 이내로 관리하는 것이 목표였고, 현재는 1.5℃ 이내까지 줄였다”면서 “한국 기후 특성에 최적화된 기술로 ‘한국형 나또’를 만드는 데 비로소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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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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