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이 그룹 내 조선 계열사 재편을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오는 12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통합 법인 ‘HD현대중공업’으로 새롭게 출범한다.[사진= HD한국조선해양]


[나눔경제뉴스=차민수 기자] HD한국조선해양이 그룹 내 조선 계열사 재편을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오는 12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통합 법인 ‘HD현대중공업’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이번 합병은 조선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동시에 방산과 특수선, 친환경 분야까지 아우르는 성장 전략으로 평가된다.

▶규모의 경제와 기술 초격차 확보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합병을 통해 중형선에서 대형선까지 전 선종을 아우르는 생산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양사의 설계·R&D 역량을 결집해 신기술 적용 속도를 높이고, 개발 리스크는 분산시켜 친환경 선박 전환 시대를 선도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중국과 일본이 각각 자국 내 1, 2위 조선사 합병을 마무리한 가운데, 한국 역시 통합 법인을 통해 글로벌 경쟁 구도를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방산 부문 시너지 극대화

방산은 이번 합병의 최대 수혜 분야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다 함정 건조·수출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HD현대미포는 중형 도크와 인력을 기반으로 함정 건조에 강점을 갖는다. 두 회사의 결합은 늘어나는 글로벌 해군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영국 군사 전문지 *제인스(Janes)*는 향후 10년간 신규 함정 발주 규모를 2,100척, 약 3,600억 달러로 추정했다. 통합 법인은 이를 발판 삼아 2035년 방산 매출 10조 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특수선·친환경 선박 시장 공략

통합 HD현대중공업은 쇄빙선 등 특수목적선 시장에서도 기회를 모색한다. 북극항로 개척과 자원 개발 수요가 늘어나면서 특수선 발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IMO(국제해사기구)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친환경 추진 기술을 대형선으로까지 확장 적용해 ‘기술 초격차’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별도 법인을 싱가포르에 설립한다. 이 법인은 베트남·필리핀 등 해외 조선소를 관리하고 신규 야드 발굴을 총괄한다. 특히 중국 조선사와의 경쟁이 심화된 벌크선·탱커 시장에서 원가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전망과 과제

이번 합병은 단순한 외형 확대를 넘어 방산·친환경·특수선 등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글로벌 기업결합 심사, 조직 통합에 따른 시너지 관리, 중국·일본 조선사의 견제 등은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 HD현대중공업은 ‘더 넓은 시장, 더 강한 조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시장 점유율 확대와 기술 초격차 확보를 통해 K-조선의 위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