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강소기업과 ‘양자생태계’ 조성 박차…“국방·공공시장 진출”

IoT·V2X·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SKT와 강소기업 기술 협력 기업 지속
KCS '양자암호 원칩', 옥타코 QRNG기반 생체인증, IDQ·비트리 차세대칩 개발
"양자보안기술 생태계 조성에 앞장, 국방·공공 시장 중심으로 민간으로 확장"

정영선 승인 2022.05.25 17:33 의견 0

최고 등급 양자암호 원칩 개발. [사진=SK텔레콤]


[나눔경제뉴스=정영선 기자] SK텔레콤이 양자암호 자회사 IDQ와 함께 개발한 양자난수생성(QRNG) 칩 시장 확대에 나선다.

SK텔레콤은 25일 비트리·케이씨에스(KCS)·옥타코 등 국내 암호분야 강소기업들과 함께 QRNG로 보안을 강화한 제품을 개발, 국방·공공 사업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도 도전한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이들 업체는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양자암호 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QRNG는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패턴이 없는 ‘순수 난수’를 만드는 기술로, 제3자가 해킹을 시도해 난수를 탈취하더라도 패턴이 없기 때문에 해석이 불가능하다.

국내 최고 보안수준을 갖춘 암호칩을 제조하는 케이씨에스 연구개발 직원이 SKT의 QRNG 칩을 ‘양자암호 원칩’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스마트폰에 탑재 가능한 QRNG 칩을 개발했고, 지난 2020년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토대로 세계 최초 양자보안 5G 통신 스마트폰인 갤럭시퀀텀을 선보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QRNG 칩의 확장성과 보안성을 앞세워 사물인터넷(IoT), 도심항공교통(UAM), 금융 등 다양한 영역의 국내 암호 개발 기업들을 모아 ‘양자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며 “공정 기술을 개선해 지금보다 더 작고 속도가 2배 빠른 차세대 QRNG 칩을 선보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QRNG 칩을 구현하고 상용화를 통해 신뢰성을 쌓는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도록 양자암호 관련 산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양자암호 통신이란 에너지의 최소단위인 ‘양자’의 복제 불가능한 특성 등을 이용한 통신 암호 기술이다. 현존하는 통신 기술 중 가장 안전한 암호체계로 알려져 있다.

김동우 SKT 혁신사업개발1팀 리더가 5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QRNG발전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국내 및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KCS, 비트리, 옥타코 등 암호기술 분야 강소기업과 협업해 양자암호 생태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동우 SK텔레콤 혁신사업개발1팀장은 “QRNG는 모든 제품들의 기본이 되는 피드와 같은 것”이라며 “SK텔레콤이 모든 영역을 다 컨트롤 할 수가 없고 알지 못하기 때문에 각 영역에서 잘 플레이를 하고 있는 전문 업체들과의 상생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IDQ는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SK텔레콤은 사사물인터넷(IoT)·차량용 통신 보안, 철도망, 도심항공교통(UAM), 금융 다양한 영역에서 수십 개의 업체들과 QRNG를 적용한 솔루션을 연구개발 중이다.

SK텔레콤은 KCS와 함께 양자난수생성기(QRNG)와 암호통신기능의 반도체를 하나로 합친 ‘양자암호 원칩’(Quantum Crypto chip)을 오는 2023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KCS는 IoT 기반의 다양한 제품 및 디바이스에 강력한 보안을 제공하는 암호칩(KEV7)을 독자개발한 기술기업이다. KEV7 칩은 국정원으로부터 전체 2등급 암호모듈검증(KCMVP) 인증을 획득, 국내 암호칩 중에서 가장 높은 보안등급을 받았다. KE7 암호칩에 양자난수생성 칩을 탑재한 '원칩'을 개발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양자암호 원칩으로 ▲ 드론·경계형 카메라, 영상·무전장비 등 국방 무기체계사업 ▲ 철도망과 한국전력 배전시스템 등 공공기관 사업 ▲ 월패드 등 홈네트워크·IP카메라·자율주행차 보안 시장 등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왼쪽부터) 김동우 SKT 혁신사업개발1팀 리더, 엄상윤 IDQ 지사장,김한직 케이씨에스 상무, 유미영 옥타코 이사, 김희걸 비트리 부사장이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김한직 KCS 상무(영업총괄)는 "SKT와의 협업으로 보안인증 과정을 단축하고 원가 비용 등을 낮춰 상품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초 상용화를 통해 국방·공공 시장 등에서 양자암호칩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생제인증 벤처기업 옥타코가 출시한 지문인식 보안키 ‘이지퀀트(EzQuant)’는 온라인 인증 서비스 기반의 카드형 지문보안키(FIDO)에 QRNG 기술을 결합했다. 즉, 기존에 서비스되던 지문 보안키에 QRNG를 적용해서 보안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FIDO란 온라인 환경에서 ID나 비밀번호 없이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해 개인인증을 수행하는 기술을 말한다. 지문, 홍채 등의 생체정보를 이용한다. 현재 이지퀀트는 경기도청, 대전상수도 사업본부, 서울 지하철 8호선 통합관제센터 관리자 보안인증 수단으로 채택된 상태다.

이지퀀트는 기존에 생체인증으로 수행하던 PC 로그인과 사내 보안시스템의 모든 인증과 연동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사무실 출입에 필요한 NFC 기능을 활용해 출입 보안에도 이용할 수 있다. 옥타코는 FIDO 기술로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오피스 플랫폼과 연동이나 미 연방정부 인증 서비스까지 공략할 계획이다.

옥타코 이재형 대표는 “앞으로 QRNG를 접목한 솔루션을 통해 FIDO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SK텔레콤과 사업협력을 통해 다양한 보안 인증 사업을 가속화해 회사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비트리는 SK텔레콤, IDQ와 함께 4년의 연구개발을 거쳐 2020년 QRNG 칩을 상용화했고, 현재 차세대 QRNG 칩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하는 차세대 QRNG 칩은 시장 확산을 위해 기존 칩 대비 크기가 더 작고 가격을 저렴하며 성능은 개선되는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다.

비트리 김희걸 부사장은 “QRNG 시장 확산을 위해 IDQ와 함께 현재보나 성능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 있는 차세대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자암호 사업을 총괄하는 SK텔레콤 하민용 담당(CDO)은 “국내 양자보안기술 생태계 구축을 통해 국내외 양자 사업을 강화하겠다”면서 “중장기 연구개발(R&D) 기반 국방·공공 보안 시장을 중심으로 민간 부분의 IoT, 차량용 사이버 보안(V2X), 금융 등 다양한 영역까지 양자암호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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