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부왕] AI인재 육성위해 사재 500억원 털은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월급쟁이 때부터 고향 학생들 학비 지원
동원육영재단, 40년간 약 8000 명에 장학금

차석록 승인 2020.12.16 15:33 의견 0
남다른 학구열과 교육철학을 갖고 있는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사진= 동원그룹 제공]


[나눔경제뉴스=차석록기자] "오늘의 동원그룹을 일궈내기까지는 학구열이 한 몫을 했다." 주변 지인들은 원양어선 말단 선원부터 시작해 지금의 동원그룹을 일군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을 이렇게 평가한다.

기업경영자로서 바쁜 생활 속에서도 항상 새 것을 탐구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얻으려는 노력은 어느 기업인과도 견줄 수 없다고 주변에서는 말한다.

▶이학박사 등 명예박사학위만 5개

김 명예회장은 1958년 부산수산대학을 졸업했다. 기업을 경영하는 바쁜 과정에서도 1969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과 1978년 서울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을 마쳤다.

또한 1981년에 미국 하버드대학 AMP과정을 밟으면서 미국 경영방식인 매니지먼트시스템을 익혔으며, 일본 기업의 경영전략을 연구했다.

이같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1987년 부산수산대학에서 명예 수산학박사를 수여 받았다.

또한 2001년 고려대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명예 경영학박사를 수여 받았다. 그리고 2008년 조선대학교에서 명예 문학박사를 수여 받은 데 이어 2017년에는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명예 이학박사를, 2019년 숙명여자대학교에서는 명예 교육학박사를 각각 수여 받았다.

▶자원이 없는 나라의 미래는 교육과 인재 육성

김 명예회장의 남다른 학구열은 자원이 없는 나라의 미래는 교육과 인재 육성에 있다는 소신에서 시작됐다.

김 명예회장은 월급쟁이 생활을 할 때부터 고향 학생들의 학비를 지원했고, 동원산업 창립 10주년인 1979년 사재를 출자해 장학재단인 ‘동원육영재단’을 설립해 본격적인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3억원의 사재 출연으로 출발한 동원육영재단은 장학사업, 연구비지원, 교육발전기금지원 등 40년간 수백억 원의 장학금으로 한국 인재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동원육영재단은 미래의 주역인 학생을 발굴, 육성하기 위해 1979년부터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왔으며, 현재까지 약 8000 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김 명예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동원육영재단은 또 덕(德)·지(智)·체(體)가 조화로운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대학생 대상 전인교육(全人敎育) 프로그램인 ‘자양 라이프 아카데미’를 설립해 운영했다.

이런 김명예회장의 취지에 공감한 국내 유수의 대학들도 ‘라이프 아카데미’ 과정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 서울교육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한국외대, 숙명여대, 인하대, 부경대, 조선대, 청주대, 영남대 등 12곳이다.

동원육영재단의 ‘동원 책꾸러기’ 캠페인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매개로 따뜻한 대화를 나누며 올바른 인성을 함양할 수 있는 독서 장려 프로그램으로, 2007년부터 만 6세까지의 자녀를 둔 가정을 대상으로 매월 그림책을 무료로 보내주고 있다.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무료로 보내준 그림책이 약 140만 권이 넘는다.

▶민간외교관 역할··일본 등 6개국서 공로훈장 수훈

김 명예회장은 동원그룹 경영 외에도 다양한 대외활동을 통해 국가 발전에 기여했다. 해양에 대한 풍부한 경륜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수산회 회장과 원양어업협회 회장 등을 맡았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 8년간 한국무역협회장을 지내며 한국의 대외무역 발전에 힘썼다.

또한 2007년 여수엑스포 유치위원장을 맡아 국내외를 오가며 분주한 유치활동을 벌였다. 마침내 여수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유치해 국가의 위상을 드높이기도 했다. 김 명예회장은 1991년 금탄산업훈장을 수훈한 데 이어 여수엑스포 유치 공로를 인정 받아 200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훈했다.

김 명예회장은 ‘기업인이라면 흑자경영을 통해 국가에 세금을 내고 고용창출로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경영방침으로 기업인의 성실과 책임을 강조해왔다.

그의 이러한 원칙은 1991년 당시 사상 최고액이었던 62억 원의 증여세 자진 납부 사례와 1998년 IMF 외환위기를 포함해 한 해도 쉬지 않고 매년 공개 채용을 지속해왔다는 사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 명예회장은 또한 우리나라와 해외 각국의 경제 및 민간 문화 교류를 활성화해 경제협력과 친선 관계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일본, 벨기에, 칠레, 페루, 뉴질랜드, 세네갈 등 해외 6개국에서 공로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탁월한 문장 실력··국어교과서에 실려

김 명예회장은 기업인 중 손꼽히는 문장가로서도 유명하다. 그는 젊은 시절 10여 년 동안 바다에서 생활하면서 간결하고 생동감 있는 글을 많이 썼다. 해상 생활 중 가끔 있는 여유시간을 활용해 수많은 책들을 읽었고, 일기와 글을 써 신문, 잡지에 기고했다. 김 명예회장이 쓴 글은 초·중·고교 국어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김 명예회장은 한국무역협회장 시절인 2000년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를 저술하기도 했다.

장기간 바다에서 배를 타며 우주와 지구에 관한 여러 생각을 하며 지구의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반도가 유라시아 대륙을 발판 삼아 태평양으로 뻗어 있는 가능성의 땅이라는 깨달음에서 출발한 책이다.

이 책은 당시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로 등극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실제로 김 명예회장의 집무실 한쪽 벽면에는 위아래가 뒤바뀐 ‘거꾸로 세계지도’가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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