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현대제철 하루 5만t 제품 출하 차질

주요 항만 운송작업 중단 "산업 현장 피해 현실로"
정부, 위기 경보 '심각' 격상"심각한 위기시 업무개시명령"

차민수 승인 2022.11.28 13:13 의견 0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이 닷새째로 접어들면서 산업현장에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11월28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화물차들이 멈춰 서있다.[사진=연합뉴스]


[나눔경제뉴스=차민수 기자] "현장 피해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총파업 돌입으로 실제 산업현장에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물류 운송 차질에 산업계가 비명을 내고 있다.

이날 정부는 무관용 강경 대응 원칙을 강조하면서 피해가 심각해진다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히 대응해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 집단운송거부로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가 예상된다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한편, 정상적인 운송 보호를 위한 경찰의 신속대응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로 예정된 정부와 화물연대의 첫 대면 교섭을 앞두고 정부가 '대화는 이어가되 법과 원칙에 따라 불법 행위에는 엄단하겠다'는 경고로 보여진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1월2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중대본 회의'를 마치고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에 따른 중대본 구성과 운영 부처별 대응 상황 및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운송거부 전국 확산···주요 항만·물류기지 물동량 '뚝'

정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전국 14개 지역 130여곳에서 5천여명 이상이 운송을 거부했고, 지난 4일간의 컨테이너 반출·반입량은 평소의 28.1% 수준으로 감소했다.

전국 항만의 컨테이너 장치율(항만의 수용가능 컨테이너 수 대비 야적된 컨테이너 수)은 현재 62.4% 수준이다.

실제 충북에서는 경찰의 공장 주변 엄호로 시멘트 출하가 재개되기도 했다.

지난 2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2542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날 같은 시간대 5863TEU와 비교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달 비슷한 시간대와 비교하면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입물량은 80% 이상 감소한 상태다.

인천항의 사정도 비슷하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10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인천항의 하루 화물 반출입량은 775TEU로 집계됐다.

이는 파업 이전인 지난달의 하루 평균 반출입량 1만3천TEU의 5.9% 수준이다.

▶산업현장 물류 차질에 따른 피해 현실화

산업현장의 피해는 심화하고 있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철강업체가 밀집한 여수산업단지와 광양제철소는 생산한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공장 내에 쌓이고 있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도 완성차를 운송할 차량이 멈춰서면서 운전원 수백 명을 채용해 광산구 평동 출하장과 전남 장성 물류센터로 완성차를 직접 운전해 옮기고 있다.

대전·충남지역도 사정은 비슷해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을 비롯해 현대제철 전체 공장에서 하루 5만t가량의 제품 출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타이어 대전·금산 공장 입·출고량은 평소의 40% 수준으로 줄었다.

제주에서는 시멘트와 레미콘 수급 차질로 내년 초 개통을 앞둔 제주국제공항 지하차도를 비롯해 각종 도시계획도로 개설 등 공공부문은 물론 민간부문까지 진행 중인 공사가 중단할 위기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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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8일 오전 포장 시멘트를 운송하려는 화물트럭이 경찰의 호위 속에 성신양회 단양공장 정문으로 들어서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조합원들도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운송거부가 전국으로 확산하자 이날 오전 9시 육상화물운송분야 위기경보단계를 '경계'에서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부는 위기 발생 때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이뤄진 위기경보체계를 발동하며 앞서 지난 15일 화물연대 총파업이 예고되자 위기경보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파업 전날인 지난 23일 '경계'로 격상한 바 있다.

정부는 화물연대 총파업에 따른 국가 경제 피해 최소화를 위해 역량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으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뒤 "집단 운송거부로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가 예상된다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와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총파업 이후 첫 교섭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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