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3자연합 공식 해체가 남긴 것

산업은행 참여로 경영권 획득 무산
주주로서 견제와 감시 역할은 맡을듯

최유나 승인 2021.04.02 18:48 의견 0
3자연합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응했던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펀드 대표(왼쪽부터)


[나눔경제뉴스=최유나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인 3자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이 공식적으로 해체됐다.

2일 KCGI는 공식 성명서를 내고 "2020년말 3자배정에 의한 산업은행의 증자참여로 적은 지분으로 독단적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던 현 한진그룹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최소한의 감시와 견제 장치가 마련되었다"며 공식 해체 입장을 밝혔다.

3자연합은 "지난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및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면서 "당시 한진그룹은 수많은 유휴부동산과 부실 계열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고, 핵심기업인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1200%를 넘어서 투자자들의 위기의식이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런 와중에 대주주 일가의 부적절한 행위 및 항공기와 엔진 도입과정에서의 리베이트 수령 혐의가 논란이 되면서 주주, 채권자, 직원 그리고 국민들 모두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고 강조했다.

▶경영권 획득 무산으로 해체

재계에서는 3자연합이 공식 해체를 한 배경에는 더 이상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획득하는 것이 무산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레이스홀딩스 및 특별관계자, 이른바 3자연합이 보유한 지분율은 17.54%, 조 전 부사장의 지분율은 5.71%, 대호개발 및 특별관계자(한영개발반도개발)의 지분율은 17.15%다.

앞서 3자 연합은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포기하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에서 손을 뗐다.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66%를확보하면서 조원태 회장과의 지분 대결에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서다.

산업은행이 참여하지 않았으면 대한항공의 경영권은 3자연합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았다. 우호지분을 포함해 이미 전체 지분의 46%를 확보한 3자연합은 추가 매수 자금을 확보해놓고 조원태 회장의 동향을 지켜보고 있었다.

조원태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최소한 수천억원의 실탄이나 백기사를 확보했어야 했지만, 모두 여의치 않았다.

실제 양측의 싸움을 잘 아는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은 3자연합의 승리를 예상했었다. 사상 초유의 10대그룹 경영권이 적대적 인수합병(M&A)로 바뀌는 일이 벌어질 것으로 숨죽여 지켜봤었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참여하는 신의 한수가 나오면서 판세는 뒤집어 졌고, 결국 3자연합은 백기를 들었다. 조현아 전 사장이 대한항공 인수로 10대그룹 도약을 꿈궜던 권홍사 회장의 반도그룹은 꿈은 손안에 들어올 것 같았으나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정부와의 싸움에서는 이기지 못한다는 시장의 진리가 다시하여금 증명 됐다.

▶KCGI,주주로서 견제와 감시 역할은 맡을듯

이날 3자연합은 "IT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과 세계항공물류 3위, 여객 5위의 인천공항의 위상을 감안할 때 통합 항공사 출범은 엄청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대형항공사 통합은 KCGI가 2019년 아시아나 인수에 참여시부터 일관적으로 주장해온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자연합은 "KCGI는 어제 일자로 합의에 따른 주주연합간의 공동보유계약 해지를 공시하였으나, 앞으로도 한진그룹의 기업거버넌스 개선과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다양한 주주들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협력하여 필요시 언제든 경영진에 채찍을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한진그룹의 지배구조개선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진의 올바른 결정에 대해서는 지지를 할 것이며, 동시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주로서 견제와 감시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겟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4월 경영권 분쟁이 최고점에 달했던 당시 주가가 2만원대에서 11만원대로 수직 상승했으나, 이후 경영권 분쟁 열기가 식으면서 2일 종가는 5만7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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