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부왕]'배민' 김봉진, 5000억 기부 약속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 219번째 기부 선언자 등록
교육 불평등 문제, 문화 예술 지원 등 후속 방안 구상

전채리 승인 2021.02.18 17:05 의견 0
세계적 기부클럽 '더기빙플레지'에 공개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오른쪽)과 부인 설보미 씨 [사진=더기빙플레지]


[나눔경제뉴스=전채리기자] "10년 전 창업 초기 20명도 안되던 작은 회사를 운영할 때 빌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기사를 보면서 만약 성공한다면 더기빙플레지 선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꿈꾸었다."

세계적 기부클럽인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의 219번째 기부 선언자로 등록된 배달의민족 창업자 김봉진(45)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꾸었던 꿈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도전하는 수많은 창업자들의 꿈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며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18일 약속했다. 10년전 꿈을 이루었다.

김 의장은 배달의민족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하면서 취득한 DH 주식 가치 등을 포함해 1조원대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절반인 5000억원 이상을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이날 더기빙플레지에 공개된 기부 선언문에서 김 의장은 "저와 아내 설보미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장은 "대한민국에서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면서 "존 롤스의 말처럼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그리고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차근차근 구상하고 있다"면서 "기부 문화를 저해하는 제도적 문제들을 개선하는데도 작은 힘이지만 보태려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적 기부클럽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

김봉진 의장은 더기빙플레지의 219번째 기부자로 한국인으로는 처음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중국, 인도 등에 이은 일곱번째다.

'기부(giving)'를 '약속(pledge)'한다는 의미로 이름 지어진 더기빙플레지는 2010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부부가 함께 출범한 자선단체다. 10억달러, 우리돈으로 약 1조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해야 가입할 수 있고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

더기빙플레지를 대표하는 회원으로는 테슬라 수장 일론 머스크,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이 있다.

김 의장은 사랑의열매 역대 개인 기부액 중 최고액인 71억원을 기부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1년 반 동안 100억원 기부

지난 2017년 김 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3년 안에 1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하고 1년 반만에 약속을 지켰다.

김 의장은 2019년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음식 배달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오토바이 배달원의 의료비 및 생계비 지원에 써달라"며 20억원을 기부했다. 이에 앞선 2018년에는 51억원을 쾌척하며 사랑의열매 역대 개인 기부액 중 최고액인 71억원을 기부했다.

김 의장은 △사단법인 타이니씨드 △한베문화교류센터 △희망의 망고나무 △그루맘 △다일공동체 △제주도 장학사업 기금 △서울예대 등에 29억원을 기부하며 100억 기부 약속을 지켰고 이 밖에도 사랑의 열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을 통해 지속적인 기부를 이어왔다.

당시 김 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건강한 기부문화와 제도로 더 많은 기부자가 나오길 바란다"며 "사회환원을 약속한 1년 반 사이에 기업가치는 4배 이상 성장했고 개인적으로 셋째 늦둥이까지 얻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2년부터 매일 아침 홀로 사는 어르신의 안부를 체크하기 위해 우유를 배달하고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의 '우아한땀방울'

까다로운 심사 절차로 유명한 더기빙플레지는 우아한형제들의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일화에 크게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아한형제들은 2012년부터 매일 아침 홀로 사는 어르신의 안부를 체크하기 위해 우유 한 팩을 무료로 배달하는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2014년 우아한형제들을 상대로 투자 심의를 진행하던 골드만삭스는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회사가 매달 사회공헌비용을 지출하는 점이 의심스러워 현장 실사에 나섰다.

매일 아침 독거노인 가정에 우유를 배달하고 어르신을 돌보는 배달원들의 모습에 골드만삭스 관계자들이 감동해 후원금을 모아 캠페인에 동참한 일화는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우아한형제들과 골드만삭스는 2014년 12월 우유배달 캠페인을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로 설립해 배달권역과 대상을 확대했다.

이 밖에도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사회공헌팀 '우아한땀방울'을 출범해 장애인 지원, 다문화 가정 아동 돕기, 유기견 보호 등 다양한 나눔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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