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집값·전셋값 오르자 증여 급증 이유는

노후생활용 다주택자들 보유세 폭탄 맞아
자식들은 서울서 집구하기 사실상 힘들어
노후대책과 자식 걱정사이에서 고민 커져

차민수 승인 2020.12.11 15:42 의견 0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원 집값과 전셋값이 크게 오르자 증여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사진=차민수기자]

[나눔경제뉴스=차민수 기자] #.60대 은퇴자인 A씨는 요즘 본인 소유의 서울과 일산의 집 두채 가운데 일산에 있는 아파트 한채를 30대 직장인인 자식에게 팔려고 의논중이다. 그는 은퇴이후 임대료와 자녀들이 주는 생활비로 살고 있다.

최근 집값이 오르면서, 보유세(종부세) 부담이 커지자 아예 무주택자인 자식에게 매도하는 방안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수도권에 살고 있는 50대 후반의 직장인 B씨는 최근 시가 3억원대인 거주 아파트를 자식에게 증여하는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 그는 분양 받아 놓은 아파트에 내년 입주하면 1가구 2주택이 된다. 원래 전세나 월세를 놓고 이사를 갈려고 했으나,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궤도를 수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되어 버렸다. 분양 아파트가 최근 프리미엄이 크게 오르면서 종부세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여세와 취득세도 만만치 않아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서민이나 무주택자들이 보기에는 행복한 고민이지만, 집값과 전셋값이 오르면서 중산층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노후와 자식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동안 직장인이나 대부분은 집은 거주의 공간일뿐만아니라 은퇴후 노년의 삶을 살기 위한 노후대책이었다. 즉, 한채는 내가 살고 또 다른 한채는 세를 받아서 노후를 살기 위해 다주택자가 된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데, 집값,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은퇴후 별다른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보유세는 엄청난 부담이기 때문이다.

집이 2채인 60대 중반의 C씨(가명)는 연금과 집한채를 월세를 놓아 생활을 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보유세가 수백만원씩 나오게됐다며 걱정이다.

2020년 아파트 증여추이[자료=한국감정원/ 그래픽=나눔경제뉴스]


C씨는 또, 최근 폭등한 서울의 집값이나 전세가격은 30대로 접어든 아들이 결혼을 하기위해서는 빚더미에 올라야 가능한 상황이다. 그럴바엔 차라리 수도권이라도 집을 갖고 있으면 장가보낼수 있을 거 같아, 아예 증여를 생각하고 있다.

특히, 현재 거주 아파트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나중에 혹시라도 오른뒤에 주느니 지금 저렴할 때 증여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는 "증여는 부자들에게만 있는 일인줄 알았는데, 평범한 소시민인 내 자신이 그런 고민을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실제 올들어 10월말 현재 아파트 증여건수는 7만2349건으로 전년동기 5만3089건보다 36%나 늘었다.

이는 지난 한해 6만4390건 보다도 많다. 2년전인 2018년의 6만5438건보다도 많다.

올들어 전국적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자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집을 팔아 양도세를 내기보다는 차라리 자식에게 증여하자는 의도가 더 많다는 분석이다.

앞서 50대 후반의 직장인 B씨의 경우처럼, 자식들이 정상적인 직장 생활을 하더라도 서울에서 집을 구해 생활을 하는거 자체가 너무 힘들어진 점도 한몫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는 집 두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세금을 중과하면서 팔기를 종용하는등 마치 투기꾼인양 내몰고 있다"면서 "그러나 팔고 싶어도 엄청난 양도세 부담에 그저 기약없이 기다리는 다주택자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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